교회의 많은 방중에 하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의 전등 스위치가 입구에서 좀 떨어진 구석 벽에 붙어 있다. 그래서 이 방을 들어갈 때면 항상 손과 발을 더듬거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인가 걸릴 것 같고, 보이지 않는 곳에 무엇인가 있을 것 같아 불안해 지는 마음이 생긴다. 신경이 곤두선 가운데 불필요하게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둠이 만들어 내는 낭비이다. 이러한 낭비가 나의 삶에 많으면 많을수록 나는 점점 무능한 존재로 전락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잠시 동안의 더듬거림 후에 어둠 가운데 있는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면 나의 마음의 상황과 주위 환경이 모두 완전히 바뀐다.
더듬거림이 없어지고 염려도 없어지고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오는 무능함이 모두 없어진다. 그리고 밝은 세상의 환희를 맛보게 된다. 분별도 잘 된다. 나의 능력이 몇십 배 가 되는 순간이다. 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빛 가운데 있음으로 시작된다.
이처럼 빛이 있고 없음에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 마음의 빛이 있을 때와 어둠에 있을 때도 이와 같다. 마음의 빛이 어두울 때는 그냥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한다. 그리고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서 삶을 산다. 남들이 욕하면 나도 하고 남들이 칭찬하면 나도 한다.이렇게 하다 보면 어둠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무능한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만다.
우리들의 마음에 빛을 비추게 하고 살자. 마음에 빛이 비칠 때는 진리를 본다. 그리고 그 진리를 나의 삶에 적용하며 산다. 그 진리 가운데는 과학도 있고 심리학도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역사의 법칙들과 세상을 움직이는 수많은 법칙들이 있다. 그래서 마음의 눈을 뜬 자들은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진리에 견주어 보게 한다.
그러나 이 진리 가운데 있는 삶은 어둠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이기도 한다. 마음의 눈을 뜨면 질투하는 마음도 보이고 미워하는 마음도 보이고 잘 난 체 하려는 마음도 보인다. 그래서 나를 더 잘 나타내려고 살짝 사실보다 조금 더 보태서 이야기 할 때도 있는 것도 본다. 때로는 미움 때문에 사실보다 조금만 거짓은 아닌 듯 하게 보태어 상태를 나쁜 사람으로 볼 때도 있다.
이 이상한 것들이 나의 마음을 빼앗는 것을 보고 바로 내 갈 길로 돌아서곤 한다. 그래서 바른 길을 걷고 바른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간다.마음의 눈을 뜬 자는 이러한 진리를 점점 더 많이 보며 세상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커지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말과 행동이 다른 거짓말하는 자들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게 된다.
말과 삶이 같은지 다른지를 보고 앞과 뒤가 같은 말인지 다른 말인지를 보게 된다. 나에게 달콤한 말을 하는지 아닌지를 분별하고 그 달콤함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는다.
또 마음의 눈이 떠지면 나를 사랑하는 이가 있음도 보게 된다. 사랑 받는 기쁨, 사랑 받는 존재가 됨을 내가 알고 사랑 받는 신나게 사는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마음의 눈을 뜬 가운데 사는 사람은 풍요롭게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된다.
빛 가운데 사는 사람이 되자. 그래서 풍요롭고 가치 있는 날들을 만들어 나가자. 빛 가운데서, 나와 공동체를 발전하게 하자.
지준호목사(헌츠빌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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