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정보 제공 서비스 인기
임상사례·치료법등 제공
전문의가 맨투맨 상담
주치의 처방 적절성 평가도
1984년 아칸소의 평범한 주부였던 38세의 잰 거스리는 난소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기로 했다. 수술 도중 난소에 희귀한 악성종양이 발견됐다. 제거수술을 받고 암덩어리를 떼어냈다. 그러나 2년 뒤 암이 재발했다. 그동안 의학도서를 뒤지며 암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를 했던 거스리는 난소암의 경우 방사선이나 화학요법이 수술보다 재발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재발 진단을 내린 의사는 화학요법을 권유했다. 거스리는 자신이 수집한 자료를 들이대며 의사와 논쟁을 벌였다. 결국 그는 본인의 의사대로 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이 과정을 겪으며 거스리는 의사들도 미처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경험을 여러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던 거스리는 집 부엌을 사무실 삼아 의학정보 회사 ‘헬스 리소스’(www.thehealthresource.com/800-949-0090)를 창립했다.
새로운 ‘질병 도우미’가 뜨고 있다. 병원이나 의사가 아니다. 바로 의학정보 회사들이다. 마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처럼 질병에 관한 종합정보를 환자들에게 찾아주는 곳이다. 질병에 관한 전문지식, 임상사례는 물론 전문 병원과 의사들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심지어 고객인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체크해 적절한 치료법까지 추천해주기도 한다.
앞서 가정주부 거스리가 만든 헬스리소스 사가 원조. 창업 수년만에 한해 1만여 명이 찾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3년엔 개리 슈와인이 설립한 ‘파인드 큐어’(www.findcure.com/800-346-3287)가 뒤를 이었다. 90년 희귀 백혈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슈와인은 의료정보와 임상사례를 직접 수집해 자가치료에 성공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해 백혈병 등 난치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02년 8월 설립된 ‘닥터 에비던스’(www.doctor evidence.com/310-650-8657)는 의학정보 서비스 붐에 불을 붙였다. 내과 전문의 출신인 토드 파인맨이 창업한 이 회사는 관련 질병의 연구성과들을 자체 분석하고 전국에 산재해있는 클리닉들의 임상 데이터들을 수집해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와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주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의사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물론,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데이터 전문가까지 두고 있다. 고객을 맨투맨으로 상담하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주치의로부터 받은 진단과 처방에 대한 평가도 이들의 영역. 통상적으로 의사들이 지나치기 쉬운 세밀한 부분까지도 체크해 정확한 처방이 내려졌는지 판단한다. 병원에서 으레 실시하는 각종 검사들이 꼭 필요한지도 꼼꼼히 따져준다. 특히 암이나 희귀병 등 난치병에 전문영역을 구축했다. 제한된 치료법에 절망하기 쉬운 난치병 환자들에게 민간요법부터 전문치료법까지 각종 정보들을 찾아주는 한편, 맞춤 치료법도 제공하고 있다.
의학정보 회사들의 성장은 환자들뿐 아니라 의사와 보험시스템에게도 환영을 받고 있다. 수많은 환자들과 업무에 치여 연구개발에 소외되기 쉬운 의사들이 이 서비스에 도움을 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갖가지 의료분쟁에 골치를 앓고 있는 보험사와 정부 헬스케어 시스템도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 회사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객층이 넓어지면서 비용도 내려가는 추세다. 통상 환자의 질병케이스 조사는 200달러선. 사례분석과 치료법 추천이 더해지면 추가 비용이 붙는다. 아직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질병 정보에 목말라 하는 환자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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