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비용줄이고 텔레마케팅도 막고
▶ 가정용 유선전화 끊는 한인 증가
센터빌에 사는 장 모(35·여)씨는 한 달전 기부를 요청하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느꼈던 불쾌한 감정을 잊을 수 없다.
워낙 쓸데없는 전화가 많아 귀찮게 생각하고 있던 장씨는 상대방에게 리스트에서 이름을 제거해달라고 부탁했다.
웬걸, 몇 분 후 다시 벨이 울렸다. 기부를 요청했던 경찰이었다. 경찰은 장씨의 신원을 확인하더니 다짜고짜 “얼마를 기부해줘서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전화선을 통해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전화를 건 경찰도 비아냥 거리듯 웃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 날 이후 장씨는 가정용 유선 전화는 없애 버리고 셀폰만 이용하고 있다.
로럴에 사는 변 모씨. 60대 초반의 변씨는 자식들이 다 장성해 출가해 버려 남편과 둘이서 살고 있다. 세탁소를 하는 남편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고 자신도 미용사로 일하느라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다. 전혀 사용도 않는데 매달 전화사용 기본료 몇 십 달러를 낼 필요가 없겠다 싶어 몇 달전 끊어버렸다.
실버 스프링에 거주하는 김 모씨도 비슷한 이유로 가정내 전화를 없앴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남편은 물론 본인도 하루 종일 캐리아웃에서 씨름하며 집 전화를 이용할 일이 없다. 자녀들이 있지만 각자 셀폰을 사용하고 있고 인터넷은 고속 케이블을 통해 이용한다.
직업상 집에 인터넷 고속 케이블이 필요했던 장 씨는 “케이블 TV도 시청하고 있는 상태에서 인터넷 케이블과 전화를 함께 이용하기가 부담이 됐다”며 유선전화를 끊게 된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2년전부터 셀폰만 이용하고 있는 직장여성 김모씨는 한국으로 전화를 자주 하는 편인데 “주말이나 밤에 값싸게 이용할 수 있어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기술이 개발되면서 셀폰 전화회사가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점도 유선전화가 사라지는 요인 중 하나다.
모 셀폰회사의 경우 집에서 셀폰으로 전화를 받으면 가정내 유선전화도 함께 벨이 울려 가까운 전화 수화기를 들면 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직장인 조 모씨는 “아직은 유선전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결혼해 집을 따로 얻거나 이사를 갈 경우 전화를 없애겠다는 친구들이 많아 가정에서 전화기를 더욱 보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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