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으면 유쾌하지 않은 인물
닉슨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을 이렇게 표현했다.
닉슨이 같은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공화당의 상징인 로널드 레이건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최근 공개된 백악관 녹음 테입에 이렇게 나타나 있다.
닉슨은 1972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백악관 수석참모 H.R. 할데만과 정치 얘기를 나누다가 화제를 레이건과 넬슨 록펠러 등 두 명의 공화당 주지사로 바꿨다. 각각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지사였던 이들은 196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출마했지만 닉슨에게 패했다.
레이건 그 사람은 별로야
닉슨은 말한다.
그렇다
할데만은 대답한다.
개인적으로 록펠러는 상당히 좋은 친구야. 하지만 레이건은 형편없어. 여하튼 그는 함께 있으면 즐겁지 않아
맞다
할데만도 동의한다.
어쩌면 그는 여느 사람들과 다른 지도 몰라
닉슨은 말한다.
그렇다
할데만은 답한다.
그냥 그가 주위에 있으면 불편해. 이상한 사람이야
닉슨은 덧붙인다.
이 대화 내용은 지난 10일 국립 문서보관소에서 공개한 닉슨 행정부 시절의 240시간짜리 백악관 녹음 테입 가운데 일부다. 이 테입은 1972년 7월부터 10월까지 녹음된 것으로 1980년부터 공개된 열 번째 닉슨 녹음 테입이다. 문서보관소가 지금까지 공개한 녹음 테입의 분량은 총 2,109시간이다. 문서보관소가 갖고 있는 닉슨 백악관 녹음 테입의 전체 분량은 약 3,700시간으로 알려졌다.
닉슨은 재임시 백악관에 비밀 녹음 장치를 했었다. 이 테입 가운데는 1972년 민주당 전국 위원회 본부가 있던 워터게이트 빌딩 도청과 관련된 부분도 있다. 닉슨은 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결국 1974년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말았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레이건은 나중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재선에도 성공했다.
1980년 닉슨은 퍼레이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레이건 대통령과 몇 차례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레이건은 내가 제공한 외교정책 자문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도움이나 충고도 원하면 제공할 것이다
레이건은 닉슨과 수 년 간 교류했다.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그는 닉슨의 자문을 구했다.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닉슨 전 대통령은 각료 인선과 백악관 첫 수 개월 동안의 전략에 관해 충고했다. 닉슨은 레이건에게 대통령 임기 첫 6개월 동안에는 해외 여행을 하지 말라고 했다. 외교 정책보다 경제 정책에 역점을 두라는 것이었다. 닉슨은 또 자신의 백악관 수석참모였던 알렉산더 헤이그 예비역 대장을 레이건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적극 추천했다.
후에 닉슨은 레이건의 경제 정책이 너무 강경하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냉전 종식을 레이건의 업적으로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닉슨 보좌관이었던 모니카 크롤리는 1996년 펴낸 ‘닉슨 오프 더 레코드’라는 책에서 닉슨이 말년에 자신에게 공산주의는 결국 붕괴하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닉슨은 1994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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