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만큼 소의 각 부위를 골고루 먹는 민족이 또 있을까. 갈비뼈에 붙은 살점까지 뜯고, 양지로 미역국을 끓이고, 사골로 설렁탕을 고아내고…. 그만큼 소는 한인에게 둘도 없는 ‘영양의 보고’이다.
그러면 우리가 애용하는 소는 어디서 나서,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를까? 소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을 ‘소고기 전문가’인 이화식품 노춘석 영업부장의 도움말을 통해 풀어본다.
■소고기는 어디서 나나?
미국에서 소비되는 소고기의 89%는 미국산이다. 지난해 산출된 미국 소는 247억 파운드로, 공동 2위인 호주와 캐나다산 각 11억 파운드 보다 20배 가량 많았다(그래픽 참조). 외국산 소고기는 육질이 좋지 않아 대개 햄버거용 간 고기로 쓰인다.
한인이 먹는 소고기 대부분은 네브래스카, 콜로라도, 텍사스, 캔사스 도축장에서 공급된다. 대개 생후 18∼22개월 된 소가 도축된다. 이 때가 성장이 끝나 육질이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소 품종은 앵거스 등 40가지가 넘는다.
■몇 마리나 잡아야 하나?
소 한 마리 잡으면 한인들이 가장 즐기는 갈비가 얼마나 나올까. 껍질과 내장 등을 다 제거한 소 한 마리의 무게는 800∼900파운드. 이중에 갈비살은 10파운드 남짓으로 소 무게의 1% 이하다. 우리가 먹는 갈비살 가운데 최상급은 뼈 13개 가운데 6∼8번 부위에 붙은 부위다. 이화식품이 최근에 선보인 특제갈비도 가장 맛난 부위만을 골라낸 제품이다.
하루에 한인이 3만∼5만 파운드의 갈비를 소비하므로 매일 4,000∼5,000마리를 잡아야 갈비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다.
■암소가 더 맛있나?
암소는 생식과 양육 기능을 맡고 있어 영양분을 송아지에게 뺏긴다. 잘 크지도 않고 살이 부드럽지 않다. 고기 자체 품질로는 수소에 비해 떨어진다. 그래서 주로 육수나 장조림에 쓰인다. 양념해서 먹는 불고기도 대부분은 암소다.
수소는 처음부터 식용으로 키워진다. 생후 16주가 지나면 전문 사육장으로 옮겨져 제대로 된 사료를 먹고 커 성장이 빠르다. 또한 종자도 좋게 개량돼 갈비와 스테이크 등 바비큐용으로 쓰인다.
■잡은 지 얼마 된 고기를 먹나?
도축된 지 2, 3주 지난 소고기를 주로 먹는다. 갓 잡은 고기가 싱싱해 맛있을 것 같지만 고기 맛은 도축 후 12∼15일 후가 최상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관하느냐가 중요하다.
고기는 화씨 44.7도 이하에서 유지돼야 한다. 32도 이하로 떨어지면 고기가 얼기 때문에 34도 수준에서 고기를 보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만약 고기를 구입한 뒤 금방 먹지 않을 거라면 냉동실에서 급냉시키는 게 좋다. 요리하기 전에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녹여야 육질을 유지할 수 있다.
■소고기 값 왜 오르나
우선 수요-공급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1년에 약 2억 마리가 유통돼야 가격이 유지가 되는 데 최근 2, 3년 사이 고기 공급이 줄었다. 그래서 파운드에 70∼80센트이던 고기 도매가격이 최근에 1.2달러까지 올랐다. 한인이 원하는 갈비 등 특정 부위는 특히 공급이 달려 갈비 값이 올랐다.
공급을 맞추다 보니 어린 소를 잡기 시작해 품질도 떨어져 최우등 상품인 초이스와 프라임 고기가 줄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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