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親) 크렘린계 정당인 러시아 단합당이 7일 총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한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3월 대선에서 재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푸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집권 2기를 안정적으로 맞을 수 있게 됐으나, 선거 과정에서 보여진 일부 부정 선거 시비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러시아 단합당은 제4대 국가두마(하원) 의원 선출을 위한 이날 총선거에서 37%의 지지율로 낙승할 것으로 출구 조사 결과 전망됐다고 주요 방송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공산당은 15% 지지율로 2위를, 자유민주당(LDPR)은 12%로 3위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4위에는 9%를 확보한 조국당이 오르고, 친 서방 정책을 표방한 야블로코당과 우파연합(SPS)도 각각 6% 지지율로 비례대표 의원 확보에 필요한 5% 마지노선을 넘길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퀀텀 펀드 회장 조지 소로스와 서구 투자은행이 후원한 이번 출구 조사는러시아 전역 150개 도시, 400개 투표소에서 2만명의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을 상대로실시됐다.

러시아에서 서구 자본이 지원하는 총선 출구 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로미르’가 실시한 출구 조사 결과도 단합당 34%, 공산당14%, LDPR 11%, 조국당 9%, 야블로코당과 SPS가 각각 6% 등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올것으로 조사됐다.

7일 오후 9시(모스크바 시간) 현재 전체 투표의 2.39%가 개표된 실제 개표 상황에서도 단합당이 36.46%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알렉산드르 베쉬냐코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밝혔다.

2위는 15.61%의 LDPR이, 3위는 13.26%의 공산당이 각각 달리고 있는 가운데 조국당 7.7%, 야블로코당 3.91%, SPS 3.6% 등의 득표율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베쉬냐코프 위원장은 말했다.

그러나 이는 투표가 먼저 종료된 극동 지역 투표함을 먼저 개봉한 결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정당별 지지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단합당의 라이벌인 공산당을 비롯해 야블로코당과 SPS 등은 인구 희소 지역인극동 지방 보다 수도 모스크바와 제2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 지역에서지지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극동 캄차트카 지방에서 6일 오후 11시(현지시간 7일 오전 8시) 시작된 4대 국가두마 총선은 시간대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며 전국 9만4천개 투표구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돼 이날 오후 9시 최서단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州)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잠정 개표 결과 크렘린을 지원하는 단합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강도 높은 개혁 정책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범 여권 의석이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를 넘을 경우 헌법을 고쳐 3기 도전의길을 열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대통령의 2기 집권만 허용하고 있는 현 헌법 아래서는 이제 50세인 푸틴은 내년대선에서 재선돼도 2008년에는 대통령직에서 떠나야 한다.

하지만 이날 투표 과정에서 국영 TV를 포함한 모든 방송들이 야당 지도자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 등 여당 편향적 자세를 보인 것에서 보듯, 부정 선거 시비에서는 초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을 이용한 단합당 띄우기 및 여론 조작 행태는 유세 기간에도 노골적으로나타났다고 서방측 선거 참관인들은 비난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