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7.2%상징’ 지속여부 논란
미국 경제가 3ㆍ4분기 무려 7.2% 성장했다는 상무부의 발표를 계기로 이 같은 성장세의 지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측조차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세에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없다”고 일단 반기고 있다. 그러나 4ㆍ4분기와 내년에도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대부분이다.
3ㆍ4분기 성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정책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게 중론이다. 세금환급에 힘입어 이 기간 소비지출은 1988년 이후 가장 큰 폭인 6.6% 상승했다.
주택구입은 저금리를 바탕으로 20.4% 늘어났다. 상무부에 따르면 이 같은 주택수요는 GDP 성장률의 거의 1%에 달하는 것이어서 주택분야가 사실상 성장을 주도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이다. 여기에 달러화 약세가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이면서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크게 해소했다.
앞으로의 경제가 이렇게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3ㆍ4분기 성장을 주도한 동력이 일시적인 외부환경에 의한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감세는 물론이고, 4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금리도 내년 중반 이후부터는 인상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따라서 이런 환경이 소멸된다면 소비심리와 주택수요에도 타격을 가져와 3ㆍ4분기와 같은 강한 성장을 재연할 수는 없으리라는 분석이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그래서 3ㆍ4분기 성장세를 “일시적인 현상(one_time event)”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이 같은 활황요인이 줄어들 4ㆍ4분기와 내년도에는 성장세가 4%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출환경도 비슷하다. 3ㆍ4분기 수출은 9.3% 늘어난 반면 수입은 0.1% 줄었다. 그러나 달러약세가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3ㆍ4분기 성장이 고용을 창출하는데는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주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혀 장미빛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한 분석가는 “신규고용이 나타나지 않고 임금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며 “기업들이 공장가동을 높이면서도 노동시간을 늘리는데는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90년대 과잉투자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은 그동안 쌓여있던 재고로 수요를 충당하며 신규투자에는 신중한 태도이다. 만약 3ㆍ4분기 성장세가 투자로 연결됐다면 성장률은 7.8% 이상 됐으리라는 설명이다.
다만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신규투자의 여지가 늘어나고 있고 경기지표가 호전되더라도 고용시장이 안정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은 미국 경제가 계속 나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환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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