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중심부에서 27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3곳의 경찰서 겨냥해 4건의 동시다발 자살폭탄 테러사건이 발생, 34명이 숨지고 22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연쇄 자폭사건은 이슬람교도들이 한달간 금식하는 라마단에 들어간 시점에서 출근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전례 없는 사건으로 500만명 인구의 바그다드 전역을 공포와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이라크 과도정부 내무부 부장관이자 경찰국장인 아흐메드 이브라힘은 45분 사이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경찰관 8명, 민간인 26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중 경찰관은 65명, 민간인이 159명이라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테러 소식을 접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이라크 땅에서 성공을 거두면 거둘수록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며 이라크의 진전 때문에 저항세력이 더 필사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공격에서 드러난 치밀한 계획과 기만전술은 미 당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보다 조직적이고 대담한 저항세력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바그다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적십자 본부 건물에서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35분께 폭탄을 실은 구급차 1대가 정문을 향해 돌진하다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힌 뒤 폭발했다. 지난 8월 유엔사무소 공격에 이어 두달만에 국제기구를 겨냥한 이 사건으로 12명이 숨졌으며 1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 건물에서 평소 100명 가량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라마단이 시작한 날이기 때문에 사건 당시 4분의1 정도가 출근했다. 적십자사가 테러 공격을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를 인류에 대한 범죄로 규탄했다. 지난 유엔사무소 공격을 계기로 이라크 본부의 직원 규모를 줄인 바 있는 국제적십자는 28일부터 외국인 직원들을 철수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바그다드 시내 3곳의 경찰서에서 또 다른 차량폭탄 테러가 연쇄로 일어났다. 적십자 자폭사건이 발생하기 5분전 경찰복 차림의 자폭 테러범이 경찰차를 몰고 바그다드 남부의 알-바야 경찰서로 돌진, 미군 병사 1명과 이라크인 15명이 사망했다. 이어 25분 후 바그다드 북부에서 시장에 근접한 경찰서 앞에서 폭탄으로 가득 찬 차량이 폭파했으며 또 20분 후에 알-카드라 경찰서에서도 4번째 자폭테러범이 차량을 폭파시켰다.
10시15분께 자드리야 경찰서에서 4번째 자폭공격 시도가 있었으나 테러범이 이라크 경찰의 저지를 당해 피해를 면했다. 이 테러범은 수류탄을 투척해 자신과 경찰관 1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체포되면서 앞잡이 이라크 경찰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는데 시리아 여권을 소지했으며 자신을 시리아인으로 묘사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미국과 이라크 관리들은 이날 동시다발 테러가 전날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미정부관리들이 묵고 있던 바그다드 호텔을 로켓으로 공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잔당세력이 아니라 외국 전사들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후 이라크의 혼미한 사태는 저항세력을 퇴치하려는 미군의 노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 폴 브레머 이라크 민간 행정관은 반미 공격에 가담하는 3가지 요소로 축출된 후세인 정권을 추종하는 잔당세력,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 후세인이 석방한 범죄세력, 이란과 시리아 국경을 통해 침투한 외국 테러리스트들 등이 있다고 26일 말했다.
한편 이들 사건에 앞서 26일 밤에는 바그다드 인근 아부 가리브 교도소가 박격포에 피습돼 미군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같은 날 밤 바그다드 시내를 순찰중이던 미군 2명이 폭탄 공격으로 희생됐다고 미군 소식통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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