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영화 세트나 콘서트홀을 포기하고 정치 무대를 선택한 첫 번째 연예인은 아니다.
대통령을 지낸 레이건을 비롯, 이스트우드, 톰슨, 보노 등 연예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람은 꽤 많고 각각의 스토리도 다양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같은 연예인들의 정치인 변신이 그렇게 놀랄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사람들과 친숙한데 이같은 대중의 인지도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선거 이전에도 슈워제네거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름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정계에서는 정치라는 시스템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것이 하나의 룰이고 관례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같은 경로를 고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럿거스 대학의 정치학 교수 로스 베이커는 말한다.
존 F. 케네디와 빌 클린턴 같은 극소수의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능숙한 무대 매너가 배우들에게는 기본이다.
현재를 TV가 정치를 지배하는 시대라고 한다. 요즘 배우들은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호감이 가는 연설자들이다. 배우들에게 정치인은 또 하나의 ‘역할’이다. 물론 공직자가 되는 것은 준비된 대사를 읽는 것 이상을 요구하지만 말이다.
영화 배우, 가수 등 명사들은 공직에 몸을 담으면서 일종의 대변자 혹은 대리자가 된다. 이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브라운 대학 정치학 교수 대럴 웨스트는 지적한다.
웨스트는 할리웃과 워싱턴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말한다. 변신이 양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변호사로 출발한 프레드 톰슨은 영화 배우를 거쳐 상원의원으로 변신했지만 최근 워싱턴을 떠나 NBC 드라마 ‘법과 질서’(Law & Order)에 출연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현재 갖고 있는 직업보다 다른 사람의 직업이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웨스트는 덧붙인다.
▲소니 보노
60년대와 70년대에 활동했던 인기 듀오 소니 앤드 셰어의 멤버 출신인 보노는 공화당에 몸담아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시장을 지냈다. 1994년엔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 의회 진출에 성공했지만 1993년 스키장 사고로 사망했다.
▲프레드 톰슨
영화 배우로 활동하다가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지금은 다시 연예계에 복귀, TV 배우로 변신했다.
▲프레드 그랜디
인기 TV 드라마 ‘러브보트’에 출연했던 배우로 정계에 입문, 아아오와주 4선 연방 하원의원(공화)이다. 1994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패배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황야의 무법자’ ‘더티 해리’로 유명한 스크린의 터프가이. 제작자 겸 감독으로도 명망이 높은 할리웃의 거물로 샌프란시스코 인근 카멜의 시장을 지냈다.
▲제시 벤추라
프로 레슬러출신인 벤추라는 최근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 슈워제네거와 두 편의 영화에서 공연했다. 정계 진출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 1998년부터 작년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벤 존스
인기 TV 드라마 ‘The Dukes of Hazzard’에서 쿠터로 출연했다. 나중에 민주당으로 정계에 투신, 조지아출신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재선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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