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연 전회장 이경해씨…한국농민 다수 부상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가 10일 멕시코 휴양지 칸쿤에서 개막된 가운데 현지에서 WTO협상 반대시위를 벌이던 이경해(55) 전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장(이하 한농연)이 흉기로 가슴을 찔러 칸쿤 시내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이씨는 이날 낮12시50분께 각국에서 온 1만여명의 WTO 반대 시위대가 칸쿤 시내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반대를 외치며 교외 해변가에 위치한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며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한국 농민대표 및 시민단체 관계자 150여명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 흉기로 가슴을 찔렀다.
이씨와 함께 시위에 참가했던 한농연 전남회장 이복흠씨는 이경해씨가 갑자기 `나는 염려하지 마라. 열심히 투쟁하라’고 외친뒤 흉기로 가슴을 찔렀다고 말했다.
이경해씨는 곧 칸쿤 시내 종합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출혈이 심해 이날 오후3시15분께 숨졌다.
이씨를 담당한 의사는 흉기가 좌심방 4㎝ 깊이까지 들어갔으며,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저녁 개인 자격으로 입국했으며, 10일 새벽3시께 숙소로 돌아온뒤 이날 오전 아침식사를 정상적으로 하는 등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었다고 한농연관계자는 말했다.
이 씨는 전북 장수 출신으로 89년에 농어민 후계자로 선정됐고, 91년에는 전북도의원에 당선돼 활동했다. 또 지난 2월25일부터 한달동안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앞에서 단식농성을 했으며, 90년 제네바 UR 협상 때도 제네바에서 할복자살을 기도한 바 있다.
한국 칸쿤 투쟁단(단장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 관계자는 초기 응급치료 결과 이 씨가 심장을 다쳐 숨졌다면서 이 씨외에도 상당수 한국 농민들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번 각료회의는 농업시장 개방을 위한 협상세부원칙의 기본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회의로, 우리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농업분야 협상원칙 기본틀에 있어 관세상한설정 조항을 없애고 저율관세 의무수입량(TRQ)의 증량에 반대한다는 협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조국가 그룹들과 비공식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한국 농민들은 DDA 협상으로 농업시장이 전면개방되면 한국 농업의 운명은 끝났다는 의미로 상여를 메고 시위를 벌였으며, `WTO반대’와 `DDA협상에서 농업부문의 완전 제외’ 등을 요구했다.
한농련 관계자들은 이씨의 장례식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세계 농민장’으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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