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 도란도란 얘기꽃 피우며
햇밤· 팥 ·대추 ·통깨 꼭꼭 넣어
시집 잘가도록 예쁘게 빚어보자
소 넣고 반달모양 빚어
솔잎 켜켜이 깔고 찐후
1시간 식혀 참기름 발라
8~10시간 지나야 쫄깃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성한 수확의 잔치 추석이 한주 앞으로 다가왔다.
9월11일,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올해 추석은 9·11 테러 2주년과 같은 날이라 왠지 서먹하지만 우리의 전통 먹거리를 지나칠 수는 없다.
햇송편, 토란탕, 지짐누름적, 고기전, 닭찜, 송이산적, 밤밥, 배숙, 율란, 조란 등이 8월 대보름 한가위 음식들. 이 중에서도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햇곡식으로 빚는 송편이다.
추석전날 마루 한 가운데 모여 앉아 시집식구 흉부터 자식 자랑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빚는 정겨운 풍경,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시집 잘 간다’는 할머니의 말 한마디에 솔깃해 온갖 정성을 다해 빚던 기억, 수북이 쌓아놓은 송편 중 하나를 골라 어떤 소가 들어있을까 기대하면서 한 입 베어먹는 즐거움이 ‘추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억들이다.
솔잎을 깔고 찐다고 해서 송편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요즘 세상에 솔잎을 켜켜이 넣고 송편을 쪄내는 집은 드물다. 추석때면 한국에서 향긋한 솔잎을 공수해와서 직접 손으로 빚은 송편을 팔고 있는 ‘산수당’(대표 헬렌 한)을 찾아가 송편 만들기 비법을 알아봤다.
추석 한 달 전부터 송편을 빚어 냉동실에 보관해뒀다가 주문 이틀 전에 쪄낸다는 산수당 주인 헬렌 한씨는 “송편의 예쁜 모양새와 맛을 좌우하는 건 곱게 빻은 햅쌀을 뜨거운 물로 하는 익반죽으로, 반죽이 잘 돼야 송편 찔 때 터지지 않고 냉동을 했다가 다시 쪄도 그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햇밤, 팥가루, 대추, 통깨 등으로 만든 소를 넣은 송편은 보통 반달 모양의 하얀 송편과 쑥을 넣은 파릇한 쑥색 송편, 두 종류를 만들어 먹지만 옛날에는 맨드라미로 분홍색 송편을, 치자를 가미해 노란색 송편을, 송기(어린 소나무 가지의 속껍질)로 자주색 송편을 만들어 오색송편을 빚었다고 한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까는 건 옛날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그대로 나타난 대목. 향긋한 솔잎 향을 배게 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더위가 가시지 않은 때라 하루만 지나면 상해버리는 송편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한 방편이기도 하였다.
헬렌 한씨는 “미국은 솔잎을 구하기도 힘들지만 설혹 구했다해도 한국의 솔잎처럼 향이 나지 않아 한국에서 직접 솔잎을 구해오는데 솔잎은 갓 돋아난 새순일수록 향이 좋다”고 덧붙였다.
알맞은 크기로 빚은 송편을 솔잎을 넣은 찜통에 넣고 찐 다음 1시간 정도 식힌다.
약간 식은 떡을 쟁반에 엎어 참기름을 발라둔 후 8-10시간 정도 지나야 쫄깃한 맛이 살아나 맛있는 송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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