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훈이야, 네가 노트북을 가지고 가지 않았으니 아빠의 이 메일을 언제 볼지 모르겠구나. 그게 언제든 상관없이 아빤 네게 이 글을 지금 쓰고 싶어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오늘 아침 기차역에서 헤어질 때 네가 준 편지, 끝내 아빠의 눈시울이 붉어졌지. 너의 그 따뜻한 마음이 온통 아빠에게 전이되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네가 없는, 그래서 텅 빈 듯한 집으로 들어왔을 때, 왜 그리도 마음이 허전하던지! 아, 이렇게 떠나 버렸구나! 18년 동안 기쁨과 긍지와 행복을 주던 사랑하는 승훈이가 이렇게 가 버렸구나-이런 생각과 더불어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단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내게 말할 수 없는 소망과 믿음을 쏟아 부어 주셨단다. 지금까지는 아빠와 엄마에 의해 네가 양육되었지만,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 직접 아름답게 빚어져 갈 것이란 소망과 믿음 말이다. 비록 가족과 떨어졌지만, 그렇기 때문에 넌 이제 하나님의 승훈이로 멋지게 농익어 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랑하는 아들아! 낭만과 꿈과 소망과 자기훈련이 넘치는 멋진 대학생활을 즐기거라. 그리고 잊지 말거라. 아빠 엄마에겐, 네가 그처럼 늠름하게 네 길을 홀로 떠나는 것보다 더 큰 효도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비록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그러나 아빠 엄마가 언제나 네 곁에 있다는 것 알지? 도움이 필요하면 하시라도 연락하거라.
2003년 2월 23일 오후 3시 41분
널 사랑하는 아빠가
올해 한동대에 입학한 큰아이가 지난 2월 23일 포항으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학업을 마치고 군복무를 한 후엔 결혼을 하고……, 이렇게 생각하니 승훈이는 이미 자기인생을 찾아 출가한 셈이었습니다. 단순한 이별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날 서울역에서 승훈이를 떠나보낸 뒤 귀가하여 위의 글을 써 보내었습니다.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보다 더 큰사랑이 없음을, 주님께서 주신 자유와 더불어 마음속 깊이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케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하리라(요 8:36)
-2003년 4월 ‘쿰회보’에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