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파괴력 있는 추격장면, 청소년에 어필
자동차가 주인공이냐 아니면 사람이 주인공이냐.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올 여름철용으로 출시한 대규모 예산을 들인 액션 영화들에서 달리는 자동차들이 사람만큼이나 큰 구실을 하고있다. 아예 사람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이들 영화에서 자동차 추격장면은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를 액션 영화에서 중요 등장인물(?)로 부상시킨 영화는 2001년에 개봉됐던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였다. 제작비 400만달러 미만의 이 영화는 1억400만달러의 총수입을 내면서 빅 히트했다. 그 후 할리웃은 자동차 추격전이 플롯의 큰 몫을 하는 액션 영화들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올 여름 영화 중 이런 영화들은 자그마치 8편이나 된다. 제일 먼저 나온 것이 ‘메이트릭스 릴로우디드’. 캐딜락과 SUV와 모터사이클이 고속도로를 초고속으로 달리면서 보는 사람의 혼을 빼놓는 추격전이 장장 14분간이나 계속되는데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멋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금괴탈취 액션 영화인 ‘이탈리안 잡’(The Italian Job)에서는 BMW가 만든 미니 쿠퍼들이 할리웃 지하철역 구내를 달리며 난리법석을 떨어댄다. 사람이 자동차의 부수물로 전락한 ‘분노의 질주’ 속편(2 Fast 2Furious)에서 언더커버 형사로 나온 폴 워커가 모는 자동차는 미 쓰비시 에보와 닛산 스카이라인 GTR. 이 두 자동차는 미국 속도기준에 비해 너무 빨라 아직까지 수입이 허락되지 않고 있다.
나이 먹은 해리슨 포드와 젊은 조시 하트넷이 파트너 형사로 나오는 ‘할리웃 살인수사반’(Hollywood Homicide)에서는 주인공들의 연령과 스타일에 맞게 포드는 캐딜락 엘도라도를 하트넷은 포트 머스탱을 몬다. 이 두 차가 나쁜 놈을 쫓아 대낮 할리웃과 선셋 거리를 누비면서 일대 교통혼잡을 일으키면서 빈약한 내용을 메우고 있다.
‘미녀 삼총사: 전속력’(Charlie’s Angels: Full Throttle)에서 삼총사 중 아시안인 루시 리우는 차 운전을 안 한다. 그러나 드루 배리모어는 클래식 근육질형 1970년도산 셰벨 LS6을 그리고 캐메론 디애스는 전세계에 100대밖에 없는 1962년도산 페라리 250GT 캘리포니아 스파이더를 몬다. 이들의 적으로 과거 ‘천사’였다가 악녀가 된 드미 모어는 최신형 페라리 엔조를 모는데 이것의 최고 속력은 자그마치 시간당 217마일.
아놀드 슈와르제네거의 ‘터미네이터 3: 기계들의 봉기’에서 슈와르제너거의 치명적인 맞수인 여자 로봇 킬러로 나오는 크리스티나 로켄은 렉서스 SC 컨버터블을 몬다. 그런데 이 차는 이 영화의 감독인 조나산 모스토우가 타는 같은 형의 차다.
이어 18일에 개봉되는 형사 액션영화 ‘배드 보이즈 2’에서 두 주인공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는 페라리 550 마라넬로를 몰고 25일에 나올 ‘라라 크로프트: 인생의 요람’(Lara Croft: The Cardle of Life)의 여주인공 앤젤리나 졸리는 다임러-크라이슬러제 육중한 지프를 운전한다.
요즘 할리웃의 주고객은 13~25세층으로 이들은 속도감과 파괴력을 즐기는 세대. 이들은 스크린에서 벌어지는 자동차의 추격과 파괴를 보며 넘치는 에너지를 불태우고 있다.
자동차 추격 액션 영화는 할리웃의 새로운 웨스턴이요 전쟁영화이자 전차경기가 있는 시대극으로 등장하면서 하나의 새로운 장르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흥진 편집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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