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열정은 장애인 사업에”
“나는 특별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내 자신이 이 세상에 하나 뿐임을 발견하면 장애가 있건 없건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쁘고 행복하죠”
오는 7월 필라델피아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는 이재철 목사(47)는 ‘장애는 단지 불편한 것일 뿐’이란 말을 실감하게 한다. 스스로가 장애인임을 느끼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다는 이목사는 2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됐지만 정규학교를 다니며 비장애인들과 더불어 생활해왔다. 워낙 쾌활하고 명랑한 성격이라 이목사는 학창시절 남들처럼 자전거도 타고 볼링도 즐겼고 축구경기에 골키퍼로 나서기도 했다. “장애인들이 복음을 쉽게 전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도 사실상 믿음 속 깊이 들어갈 수는 없어요. 사랑을 주는 사람이 사랑을 받을 줄 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순수하게 사랑을 수용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게 장애인입니다”
22세 때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실의에 빠졌던 이목사는 방황 속에 신앙을 되찾고 신학교에 입학했다. 총신대와 동신학대학원을 마치고 합동 동서울 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나름대로 교회도 개척하며 알찬 목회를 했다는 이목사는 교인 수가 많아지고 교회도 안정되어 갔지만 점점 목회에 대한 감동이 식어가는 걸 느꼈다고 한다.
감동 없는 목회에 고민하던 이목사는 헨리 나우엔의 저서 ‘상처 입은 치유자’를 읽고 이젠 정말 소외되고 아파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소명을 느꼈고 그 후로 장애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믿음과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20년 가까이 일반 목회를 하면서 늘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살았던 것 같다”고 고백하는 이목사는 장애인 선교의 비전을 갖고 지난해 가족과 함께 도미, 친구 안기정 목사가 시무하는 나성개복교회에서 선교 목사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장애인 선교의 길을 모색하던 이목사는 남가주 밀알선교단 이영선 단장을 만났고 이단장의 장애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 감동해 자신의 남은 열정을 밀알 선교단에 바치게 됐다고 밝혔다.
“막상 LA에 와보니 장애인 선교단체가 참 많더라”고 밝히는 이목사는 “단체장이 반드시 장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장애가 있으면 다른 장애인들과 더욱더 깊이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슴과 가슴이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남가주 밀알선교단에서 봉사하기 시작하면서 밀알운동에 동참한 이목사는 “장애인 선교의 정체성을 확립해 사회복지단체가 아니라 ‘전도, 계몽, 봉사’라는 3대 정신을 토대로 본질적인 사역을 하고 싶다”며 “숨어있는 장애인들을 찾아내고 정기집회도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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