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부 월례회 모임에 모 교회의 집사님을 초청해 단기 선교 간증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느닷없이 부원들을 향해 한가지 질문을 하겠다면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복음이 가장 긴급하게 필요한 미전도 종족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다름이 아닌 목사님들입니다.”
그분의 주장은 목사들에게 복음이 정말 제대로(?) 들어가면 모든 목회자와 교회가 선교에 대한 필요성을 자동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상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가 아니겠냐는 그런 말이었다. 역설적인 면은 있었지만 그런 대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전 C.S.루이스의 책을 읽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인용구절이 눈에 띄었다.
“목사(성직자)들이 예수 잘 믿으면, 교인들은 성화되고, 교회는 자동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니 이것은 또 무슨 뒤통수 때리는 소리인가? 목사보고 예수 잘 믿으라니...
이 말의 배경을 살펴보면 결국 16세기 종교개혁 시대와 청교도 혁명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타락한 성직자들이 교회에서 예수는 전하지 않고, 온갖 세상 탐욕 속에 사로잡혀 있는 타락한 현실을 빈정대며 비난하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수세기가 지난 오늘날 교회의 목사, 성직자들은 정말 예수를 잘 믿으며, 잘 전하고 있는가?
시카고 윌로우 크릭 교회의 빌 하이버 목사는 수년 전,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한 1천여 명의 목회자들에게 “교회는 크게 성장시켜 놓고, 자기 마음의 교회는 쪼그라들 대로 초라해진 그런 목사가 되지 맙시다”라는 고백을 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시카고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구도자 예배(Seeker Service)를 통해 초대형 교회를 이룬 빌 하이버 목사는 교회 성장을 위한 사역에만 전념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엔가 완전히 일에 의해 탈진돼 영혼의 블랙홀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영적 침체를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목회의 방향을 가장 먼저 “나를 향한 목회”에 두고, 자신의 영성 관리, 건강 관리, 그리고 감성 관리등 3가지 관리에 충실하면서, 교회의 사역은 설교 전문 목사까지 따로 두는 전문인 팀 사역 시스템으로 전환해 지금의 윌로우 크릭 교회로 성장했다고 한다.
목사가 “나를 향한 목회”를 부실하게 하다보면 언제부턴가 모르게 강단에서 예수님을 전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세상의 철학, 세상 소식을 전하는 그런 강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때문에 교회 안에서 그 누구보다도 예수를 잘 믿어야 되는 사람이 바로 목사이어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이 내려지게 된다.
목회의 궁극적인 방향은 “나를 향한 목회”라고 믿는다. 목사가 먼저 전도돼야 하고, 목사가 먼저 복음을 전심으로 받아들어야 하며, 목사가 먼저 성령 충만해야 한다.
언젠가 때가 되어 목사도 하나님 앞에 서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네가 어떠한 목회를 얼마만큼 잘 운영했느냐고 물으시기보다는 “네가 정녕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나를 사랑했느냐?”(신 6:5) 라고 가장 먼저 물으실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백 승 환 (주님의영광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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