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훈련 아동학대 논란
멕시코 등지서 성업… 학비 연 3만달러선
독방 감금 등 처벌 예사… 당국 단속 나서
탈선 자녀들을 규율이 엄한 해외 특수학교로 ‘유학’을 보내는 가정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동학대를 둘러싼 논란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
라이언 프레이든버그는 14세 때 손발이 수갑과 족쇄로 채인 채 집에서 끌려나갔다. 그런 상태로 밴에 태워져 12시간만에 도착한 곳은 교도소처럼 높은 장벽으로 둘러싸인 멕시코의 특수학교였다.
그곳의 규칙은 간단했다. ▲조용히 하라 ▲복종하라 ▲머리를 들고 쳐다보지 말라 ▲창 밖으로 보지 말라 ▲누가 말을 걸었을 때만 대답하라는 것이었다. 이를 어기면 며칠동안 독방에서 코를 바닥에 대고 누워 있어야 하는 벌칙이 주어졌다.
10년 전만해도 문제 자녀를 멕시코로 보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특수학교들이 느슨한 법적 규제와 값싼 노동력을 찾아 멕시코 등지로 옮겨가면서 ‘미국인 유학생’의 수도 덩달아 늘어났다. 한 예로 98년에 문을 연 카사 바이 더시 특수교의 경우 학생수가 개교 당시의 200명에서 570명으로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곳의 연 학비가 국내 특수교의 절반 수준인 3만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탈선자녀를 ‘유학’보내는 학부모들이 늘어난 탓이다.
유타주 세인트 조지의 사업가가 운영하는 세계 특수프로그램학교협회(Wwasps)는 라이언이 등록한 ‘카사 바이 더 시’ 특수 기숙학교를 비롯, 11개 계열교에 약 2,200명의 학생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특수교들은 학력수준이 아닌 불량수준에 따라 학생들을 6등급으로 분류한다. 4∼6등급 학생들은 하위등급 학생들의 처벌에 참여할 수 있는 ‘상’도 주어진다. 버지니아주 출신 로라 하멜(17)의 경우, 추수감사절에 외로워 우는 친구를 껴안아준 죄로 3등급에서 1등급으로 강등됐다. 이 학교에서 사랑의 표시는 절대 금물이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에 위치한 Wwasps 계열 학교의 한 디렉터는 자기가 운영하는 학교가 청소년들의 심신을 해치고 문제아를 둔 학부모들을 재정적으로 이용한다며 아동복지장관에 이를 폐쇄시킬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무부는 지난 7년간 멕시코, 체코, 사모아 등지에서 Wwasps 계열 학교로부터 아동학대 및 이민법 위반 민원을 접수, 일부 학교들을 대상으로 무면허 영업 등의 단속에 착수했다.
그러나 켄 케이 회장은 내부 설문조사에서 학부모들의 98%가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카사 학교에 등록했던 마이클 지겔보임(17)은 “특수 학교에 가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코케인 중독자였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들 에드먼드 브룸마긴(17)을 등록시킨 패티 레독도 “누구에게나 이 학교를 권하고 싶다”며 만족해했다.
그러나 다른 학부모들은 해외 특수학교의 현실이 웹사이트나 광고 안내서에 나온 것과 딴판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라이언의 부친 밥 프래이든버그는 “엄청난 실수를 했다”며 “죽는 날까지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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