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될 때부터 의식 회복할 때까지‘백지 상태’
의료진 “일반 기억상실증과 달라 회복 못할것”
이라크전의 여군포로 제시카 린치(20) 일병이 전쟁포로 당시의 기억을 평생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그녀의 치료를 담당한 월터리드 육군병원의 그레그 알지로스 박사가 8일 밝혔다.
알지로스 박사는 린치 일병이 외상치료를 위한 중요한 수술을 대부분 마쳤으나 이라크군의 매복에 걸려들었을 때부터 이라크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을 때까지의 기간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떠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을 받고 차량에서 튕겨져 나간 것이 그녀의 마지막 기억이라는 것.
알지로스 박사는 그녀의 증세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지 못하는 일반적인 기억상실증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평생 당시의 상황을 기억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육군보급중대원인 린치 일병은 지난 3월23일 이라크의 남부 도시 나시리야 인근에서 동료들과 함께 이라크군에게 포로로 잡힌 뒤 4월1일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나시리야의 한 병원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언론들은 중부사령부의 공식 발표를 인용, 린치 일병이 칼에 찔리고 총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탄환이 떨어질 때까지 이라크군들과 교전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1차 치료를 담당했던 독일내 미군병원 관계자는 “린치 일병의 몸에 총상이나 자상이 없다”고 밝혀 군당국이 이라크전 ‘영웅 만들기’를 시도한게 아니냐는 추측을 자아낸바 있다.
구조당시 그녀는 팔과 다리, 갈비뼈와 빗장뼈가 골절되고 등뼈에 금이 간 상태였지만 부상 당시의 상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그녀의 오빠인 그레그 린치 일병은 7일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린치는 며칠전 가족과 함께 20회 생일을 맞았으며 점차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전하고 “가족들은 심리적인 부담감을 고려해 이라크군에 억류되어 있을 당시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국방부와 중부사령부가 요란스레 떠벌렸던 ‘린치 일병 구조작전’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녀를 구조한 직후 군당국은 특수부대원들이 나시리야 병원의 안팎에서 이라크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발표했다가 하룻만에 병원 내부에서의 총격전은 없었다고 정정했다.
반면 나시리야 병원의 이라크 의사들은 특수부대원들은 이라크군이 모두 떠난 빈 병원에 들어와 린치를 데리고 갔으며 병원 안팎 어느 곳에서도 총격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군의 나시리야 진입작전이 시작되기 전 이라크군이 모두 퇴각했다며 “우리는 린치 일병을 앰불런스에 태워 미군측에 넘겨주려 시도했지만 검문소의 미군 초병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되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의사들은 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린치 일병에 대한 가혹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