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갔을 때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한 교우님의 우스개 이야기가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의 열기를 식혀 주었습니다.
식당에 간 남자와 여자가 비싼 음식을 주문하면 그 두 사람은 불륜의 관계요, 싼 것을 시켜먹으면 부부지간이랍니다. 식사하는 내내 서로 마주보고 정답게 이야기를 계속하면 그들은 불륜이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없이 시킨 밥만 먹으면 부부 사이입니다. 식사를 마친 뒤 남자가 돈을 내면 불륜, 여자가 지불하면 부부입니다. 식당을 나와 멋진 코스로 드라이브를 하면 불륜, 자동차가 곧장 집으로 향하면 부부입니다. 차안에서 웃어가면서 무엇인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 불륜, 그저 무표정하게 차창 밖만 보고 앉아 있다가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말 한마디 없이 내리면 그들은 영락없이 부부랍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뚝뚝하기만 한 전형적인 한국 부부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이 우스개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마침 그날 밤 숙소에서 서울에 있는 아내와 전화를 하던 중, 이 이야기가 생각나 그대로 옮겨 주었습니다. 계속 웃음을 터트리며 듣고 있던 아내가 제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는 완전 불륜이군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식사시간에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셋째인 승윤이의 결론 역시 아내와 똑같았습니다.
“그럼 아빠와 엄만 불륜이네요.”
그 말을 막내 승주가 대뜸 이렇게 받았습니다.
“그래도 행복한 불륜이잖아.”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더불어 주님 안에서 계속 ‘행복한 불륜(?)’을 즐기기로 하였습니다.
-너는 나를 인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같이 강하고(아 8:6)
-홍성사, ‘쿰회보’(2002년 5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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