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전투 종료 선언 후 항모서 1박 화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일 정치인으로서의 ‘쇼맨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해군 전투기를 타고 이라크전 종전 연설의 무대가 될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갑판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현직 대통령이 전투기를 타고 항모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조종간을 잡지는 않았어도 전투기로 샌디에고로 귀항중인 에이브러햄 호에 안착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그의 군복무 기록을 둘러싼 항간의 구설을 말끔히 잠재웠다. 부시 대통령은 1968년 예일대학을 졸업한 뒤 텍사스 주공군방군 소속 F-102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으나 선거전 당시 “군적에 이름만 올려놓은 ‘유령 군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른바 있다.
부시 대통령이 탄 해군기 S-3B 바이킹은 1974년에 취역한 기종으로 10만 비행시간당 단 2.6건의 사고율을 기록할 정도로 안전도가 뛰어나다. 정찰기로 주로 사용되는 S-3B 바이킹은 4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데 주조종석에는 해군에서 차출된 ‘탑 건’ 조종사가 앉았으며 부시 대통령은 그 옆의 부조종사 석을 차지했다. 뒷좌석에는 예비 조종사와 수행 경호원이 나란히 앉았다.
부시 대통령은 당초 2개 조종석을 지닌 최신형 F-18 호넷 전투기에 타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나 “무방비 상태로 군 최고통수권자를 방치할수 없다”는 백악관 경호실의 강력한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행을 위해 부시 대통령은 수중탈출훈련까지 받았다. 기체가 바닷속으로 떨어질 때에 대비, 비상탈출구를 열고 빠져 나오는 수중훈련을 소화해냈다.
부시 대통령이 탄 해군기는 시속 150마일의 빠른 속도로 갑판에 내렸으나 꼬리부분의 고리를 함재기 착륙갑판에 설치된 강철선에 걸어 단 400피트를 활주한 다음 완전히 멈춰섰다. .
이어 녹색 비행전투복차림에 흰색 헬멧을 들고 비행기에서 내린 부시 대통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내가 직접 조종을 했다. 항모 주변을 두 바퀴 돌았는데 그중 한번의 회전을 내가 직접 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해군 1호기’를 타고 항모에 안착하자 항모에 탑승중인 조종사 및 장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울리며 열광적으로 그를 맞아들였다. 통칭 대통령의 전용기를 ‘공군 1호기’, 전용 헬기를 ‘해병 1호기’라 부르지만 해군 1호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통령이 타고 있는 기체의 ‘콜 사인’을 ‘1호기’로 한다는 규정에 따라 그가 탄 해군 전투기를 ‘해군 1호기’로 호칭한 것.
항모에 내린 부시 대통령은 대기중이던 선상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전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한껏 과시했다. CNN 방송을 비롯, 폭스 뉴스 등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조지 W. 부시”라고 씌어진 `해군 1호기’를 타고 항모에 착륙하는 순간과 장병들의 환영받는 장면을 TV로 생중계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투기의 부조종석에 앉아 항모에 내리는 깜짝 쇼로 2004년의 차기 선거에서 최소한 수만표를 덤으로 얻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함상 연설후 항모 링컨 호에서 1박, 장병들과 선상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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