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애인 만나려고 회항협박 쪽지
테러위협 혐의 FBI에 체포돼
아빠 선처호소 불구 보석 기각
팀 퍼거슨(52·자동차 정비업)과 데브라 퍼거슨 부부(라구나힐스 거주)는 이제 성인이 된 네 딸들이 결혼을 하거나 제각기 흩어져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족끼리 여행을 하기 위해 2년에 걸쳐 ‘10일간의 호화유람선 휴가’를 준비했다. 경비충당을 위해 7,000달러의 빚까지 졌지만 가족의 결속을 다지고 딸들에게 의미있는 추억을 심어주는 여행에는 아까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가족 휴가는 지난 주말 악몽으로 얼룩진 채 끝났다. 막내딸이 켈리 퍼거슨(20·사진)이 2건의 테러협박 용의자로 유람선 ‘레전드 오브더 시스’ 상에서 FBI에 체포되었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한건당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처지가 됐기 때문.
켈리는 남자친구에게 빨리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지난 22일과 23일 두차례에 걸쳐 “캘리포니아주 항구로 회항하지 않으면 이 배의 미국 시민들을 모두 살해하겠다”고 적은 쪽지를 6층 갑판 화장실에 부착, 유람선의 긴급 회항과 200명이 넘는 FBI나 테러전문가들이 동원된 배 수색, 2,400여 승객 심문의 난리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지난 주말의 홍역을 치른 후 30일 일터로 다시 나온 팀은 “켈리의 아버지로, 또 가족의 일원으로 딸의 어리석은 실수가 당혹스럽고 당국이나 관계자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딸은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었을 뿐 누구도 다치게 하거나 공포에 사로잡히게 할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었다는 점을 참작해서 선처해달라”고 기름때 묻은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는 딸이 알카에다나 테러리스트는 물론 아니며 그저 생각을 깊이 하지 못한 미숙함과 단순함으로 이같은 일을 일으켰다며 변명했다.
팀에 따르면 켈리는 라구나 힐스 고교 2년째부터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남자친구 자수아 브래시어스(23)와 어울리면서 학교수업을 빠지고 매주 가족과 다니던 교회도 안 다니게 됐다. 1년도 안돼 고교를 중퇴하고 자율학교에 등록했으나 고교졸업과정을 다 마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캘리는 그후 자수아와 동거하면서 그가 웨이터로 있는 레스토랑에 웨이트리스로 취직했다.
딸의 행동이 자수아 때문이라는 원망을 가진 퍼거슨 부부는 시큰둥해 하는 캘리를 이번 가족여행에 합류시켰으며 배멀미를 호소하던 캘리도 처음 며칠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따라서 두 개의 테러 쪽지가 연이어 발견되고 힐로로 향하던 유람선이 오하우섬으로 회항하며 완전무장을 한 테러전담 요원 및 수사관, 수사견들이 배전체를 수색할때도 그들은 자신의 딸이 주인공임을 까마득히 몰랐다. 켈리는 소동이 벌어지자 부모에게 “그와 비슷한 내용을 쪽지를 화장실에서 봤지만 뜯어내 버렸다”고 말했고 이들은 그내용을 FBI에게 전했다. 캘리는 여러시간의 신문과정을 통해 결국은 자신이 두 개 쪽지를 쓴 주인공이라고 자백했다.
한편 1일 호놀룰루 연방법원의 판사는 캘리 퍼거슨양의 보석을 거부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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