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전체 ‘감쪽같이’
‘시리아 도피설’ 유력
미군, 벙커·국경 수색중
미국이 승리를 선언했으나 이라크 전쟁의 최대 미스테리는 아직 미궁에 빠져있다. 사담 후세인(65)을 비롯한 이라크 지도부 전체가 깜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 이라크가 자랑하던 공화국수비대의 ‘증발’ 경위와 함께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대목이 바로 후세인 일가와 지도부의 실종이다.
특수부대는 지하 벙커와 터널 등을 수색중이지만 아직 후세인의 생사여부를 알수 있는 문서나 단서를 찾지 못했다. 미군들은 이라크-시리아 국경을 봉쇄하고 군함들을 동원해 지중해와 페르시아만의 해상 도피로를 차단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런 와중에서 이라크 지도부의 시리아 집단 도피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정보국 무카바라트를 이끌며 부시 전 대통령의 암살을 획책했던 파로우크 히자지 전 정보국장이 튜니지아의 시리아 대사관에서 외교관 비자를 발급받아 15일 다마스커스에 도착했다는 구체적인 주장을 펼쳐가며 시리아를 몰아세우고 있다. 파월 국무장관도 시리아가 후세인의 고위관리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들의 신병을 넘기지 않을 경우 모종의 제재조치를 위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다.
후세인이 시리아로 도피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지만 이라크의 고위층이 국경을 넘었다는 정황증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의 정보당국은 개전후 1주일동안 수십여대의 차량이 시리아로 들어갔다며 이중 1대에는 후세인의 첫 부인이자 우다이와 쿠사이의 모친인 사지다 카이랄라를 비롯해 이라크 정부 관리들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로부터 며칠후 특수부대를 375마일에 이르는 이라크-시리아 국경지역에 투입, 지금까지 도로를 차단하고 수색을 벌이고 있다.
미군에 협력중인 한 이라크 공보부 관리는 지난 7일 모하메드 사이드 알-사하프 공보장관이 자신을 포함한 중견 직원들에게 시리아로 향하는 도피 대열에 합류할 것인지 물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미군이 후세인을 겨냥해 공습을 감행한 알 만수르의 주민들은 미국이 허위 정보를 토대로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후세인이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일하는 아랍인들이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공습이 있기 며칠전 CIA 공작원으로 보이는 아랍인들이 정보를 제공하면 돈을 주겠다고 제의했다며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사담이 보았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거짓 정보 덕택에 100달러를 벌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아드하미야 지역의 후세인의 지지자들은 공습 이틀후인 9일 후세인이 아드하미야 사원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차남 쿠사이 등과 함께 사원에 찾아온 후세인이 차 위에 올라서서 “나는 당신들과 나란히 같은 참호에서 투쟁하고 있다”고 환호하는 군중에게 연설을 했다고 말했다. 아드하미야 지역은 후세인이 집권하기 전 바트당이 지하 조직이었을 때부터 지지세력이 형성됐던 곳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후세인이 나타난지 12시간 이내로 미군이 사원 묘지와 인근을 공습했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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