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종전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워싱턴과 런던, 스페인, 브라질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12일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연합군의 조속한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시위 참석자들은 후세인 정권에 대한 미.영 연합군의 공격으로 세계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유엔 승인을 얻지 못한 이번 전쟁은 불법이라며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를 ‘전범’으로 지목했다.
워싱턴에서는 각각 수 천명씩이 참가한 전쟁 지지 및 반전 시위가 별도로 개최됐다. 반전 시위대는 기업체와 언론사 건물들을 지나 백악관 인근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기업들이 이번 전쟁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으며 언론들도 이라크 민간인들의고난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위 기획자인 인권변호사 마라 버레이든-힐리어드씨는 “점령은 해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쟁 지지 시위대는 미국 국기를 흔들며 “미국, 미국”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버지니아주에서 온 베트남인 P.T. 다오(53)는 “우리 부모들이 베트남의 자유를위해 숨졌다. 우리 자녀들은 이라크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수 만명의 시위대가 런던시내를 행진하며 반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의도 없고 평화도 없다. 군대는 중동에서 떠나라”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런던 시내 중심부에서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와 의회건물 및 하이드 파크까지 행진했다.
일부 군중들은 “총리는 해방이라고 하나 우리가 보기에는 점령으로 보인다”며 블레어 총리를 힐난했다.
’전쟁중단 런던연합’의 앤드루 머레이 회장은 “전쟁을 끝낸 것이 아니다”라고주장하면서 “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살육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에반대한다”며 영국 전역에서 새로운 반전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다우닝가 블레어 총리의 관저앞에 수선화 꽃다발이나 화환을 던지기도 했으며 의사당 맞은편 광장에 모여 1분여동안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가졌다.
시위에 참가한 수 윈드엄(54)씨는 “나는 전쟁이 끝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막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향후 시리아와 한국 등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울과 홍콩, 바젤 등지에서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개최됐다.
스페인에서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 수 십만명의 시위대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스페인 정부의 전쟁지지에 반대하는 시위를 가졌다.
마드리드에서는 20만명이 “살인자들”, “이라크 국민들과 연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바르셀로나에서도 30만명이 참가한 반전시위가 개최됐다.
수 만명이 참가한 반전시위가 열린 로마에서는 시위대가 은행이나 기업체건물에 붉은 페인트를 뿌리고 중심가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는 다수의 어린이를 포함,약 5만명이 연합군은 이라크를 떠나라면서 반전시위를 벌였다.이들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략,인륜에 대한범죄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10살난 모하마드 셀림이라는 어린이는 “미국과 영국병사들이 이라크를 점령했으나 이라크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수백명의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시위는 별다른 폭력사태없이 전행됐다.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에서는 약 1만2천명의 시위대들이 ‘총리는미군에 영공을 개방하지 말라’는 등의 현수막을 들고 ‘반전’을 구호들을 외쳤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시위대 2천여명은 ‘미국은 (이라크에서) 물러가고유엔이 들어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반전 시위를 벌였다. 이밖에 파리에서는1만1천여명의 군중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반전시위가 열렸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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