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전첫날 ‘후세인 사망’
■ 화학공장서 금지무기 제조
■ 바스라에서 수천명 봉기
■ 공화국 수비대 대거 차량이동
미·영 연합군들과 함께 이라크 전장터를 누비는 500여명의 종군기자들과 이라크 주변에 진을 친 수많은 특파원들은 하루하루 엄청난 양의 뉴스를 캐내 전세계로 타전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사들 사이의 지나친 경쟁 때문인지 오보와 과장된 보도가 역대 어느 전쟁 때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확인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채 우선 쓰고 보는 “아니면 말고” 식 전황보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8일 전황 브리핑시 이라크군의 생화학 무기 은닉처 보도에 대한 확인 질문을 받고 “개전이래 너무나 많은 언론 보도가 허위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연합군측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은닉된 증거를 발견했다는 8일의 보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꼬집었다.
럼스펠드 장관은 “특히 첫 번째 나온 보도 내용은 거의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는 말로 언론들의 무책임한 보도 태도를 비난했다.
8일에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촌인 악명 높은 ‘케미컬 알리’가 사망했다는 보도와 미군측이 화학무기 증거를 찾아냈다는 뉴스가 한꺼번에 터졌으나 아직까지도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종군기자나 현지 특파원을 대거 파견해 놓은 언론사들은 개전이래 거의 매일 중대한 오보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성급하게, 또는 너무 과장해서 다루는 실수를 저질렀다.
개전 첫날인 3월 20일에는 사담 후세인이 공습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와 이라크군이 금지된 스커드미사일을 연합군측에 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모두 추측에 근거한 오보였다.
21일에는 이라크 남부 항구도시 움카사르가 함락됐다는 과장보도가 나왔고 23일에는 점령된 화학공장에서 금지된 무기를 제조했다는 긴급뉴스가 인터넷 뉴스사이트를 장식했으나 허위로 판명됐다. 또 이날 교전이 한창인 바스라시가 이미 연합군측에 점령됐다는 “사실을 한발 앞질러 가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24일에는 바스라에서 이라크 시아파 수천명이 사담 후세인에 대항하는 봉기를 일으켰다는 엉터리 보도가 나왔으며 25일에는 공화국 수비대원을 실은 1,000여대의 차량이 바그다드 남쪽으로 향하다 연합군측의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지만 대규모 차량이동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국군이 바스라에서 이라크장군을 생포했다는 보도 역시 장군복을 입은 사병을 잡은 것으로 드러나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6일에는 이라크 남부 창고에서 발견된 유골들이 사담 후세인의 정적들이란 보도와는 달리 1980년 이란과의 전쟁 희생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인 기자>
jung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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