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블루킹스연구소 전황·전망미국이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를 격파하고 바그다드 대공세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케네스 폴락,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으로부터 최근의 이라크 전황과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마이클 오핸런 박사=지난 하루 이틀 동안 이룬 미군의 전과는 정말 대단한 성공으로 보인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이 정밀 폭격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와 메디나 사단 전력의 50%를 궤멸했다고 했는데 이는 실로 엄청난 전과라 할 수 있다.
1991년 걸프 전 때만해도 39일 폭격을 퍼부은 뒤 지상에 노출된 이라크 병력의 25%만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지상전도 폭격 만큼이나 효과적이었다. 이라크 탱크 등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쟁이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미군이 바그다드 외곽에서 공화국 수비대를 압도적으로 패퇴시켰지만 이라크 병력 상당수가 바그다드로 이동해 험난한 전투를 예고하고 있다.
각 사단 병력 전체가 아니라 몇 개 여단급 정도가 바그다드 안으로 퇴각했을 것이다. 대개 5만명 정도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라크 지도부가 승부가 이미 끝났다는 판단에 따라 백기를 들지 않을 경우, 미군이 바그다드 안의 공화국 수비대나 공화국 특별 수비대를 모두 깨드려야 한다면 무척 힘든 전투를 치러야 할 것이다.
바그다드를 함락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전술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전격적인 시가전을 전개, 공화국 수비대의 중요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바스라의 영국군처럼 기습과 심리전, 정찰 활동을 통해 이라크 군을 혼란스럽게 하면서 도시 내부 진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 시민들에게 미군이 상황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는 확신을 줌으로써 내부 동조를 유도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중요한 전술이다.
케네스 폴락 박사=어제 오늘 지상전에서 바그다드 함락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들을 보고 있다. 하지만 공화국 수비대의 각 사단들이 얼마나 파괴됐는지에 대한 미군의 평가를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미군이 실제로 바그다드나 메디나 사단 병력의 전체를 상대로 전투를 했는지가 확실하지 않다. 1991년 걸프전 때도 하마라비 사단이나 메디나 사단이 궤멸됐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사실은 약간의 타격을 입힌 것에 가까웠다.
군이 궤멸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적의 전투 능력을 효과적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얘기이지 사단 전체를 완전하게 무너뜨렸다는 뜻이 아니다. 이라크 군이 사단 규모의 전투력을 상실했을지 모르지만 여단 규모로 아직도 싸울 여지는 여전하다.
이라크 군의 명령체계가 완전히 와해됐는지도 의문이다. 이란ㆍ이라크 전쟁 때나 1차 걸프전에서 보았듯이 이라크는 항상 명령체계가 완전하지 못했다.
그들은 지금이 바그다드 방어를 위해 공화국 수비대를 이동할 적기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들이 바그다드 남쪽 50~60㎞ 지점에 넓게 포진했던 정렬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미군이 훨씬 공격하기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알 니다 사단과 하마라비 사단 등은 미군의 공격 재개 전부터 남쪽으로 이동해왔다. 그 사단들이 여단급 규모에 불과하더라도 바그다드 안에 있을 때는 바그다드 외곽에 있을 때보다 미군에게는 훨씬 힘든 상대가 될 수 있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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