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시가전 임박
포위·특수부대 투입 병행할듯미 육군과 해병대 선봉부대가 3일 좌우 양익으로 바그다드 근교까지 진격함에 따라 이라크전이 결정적인 단계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바그다드를 향한 진격로 개척 양상을 띠었던 미영 연합군의 작전이 개전 15일째 마침내 최종 목표인 바그다드 함락전으로 전환할 태세를 갖춘 것이다.
바그다드 함락전은 사담 후세인의 목에 직접 칼을 겨누는 작전인 만큼 이라크군의 저항은 강력할 수밖에 없다. 미 국방부가 2일 연합군이 가장 치열한 전투를 앞두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그다드 함락전은 연합군에 매우 어려운 전투가 될 전망이다. 현대전에서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시가전을 통해 제압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 이를 시사한다. 바그다드 인구는 500만 명이 넘는다.
바그다드 함락전은 연합군의 속전속결 전략과 후세인의 지구전 전략이 맞설 것이 확실하다. 함락전에서 연합군은 시가전과 포위고사작전, 포위를 통한 내부 분열유도 등 다양한 수단을 채택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가전과 포위고사는 장기적 소모전과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분열유도는 성공보장이 없다.
특히 근접전이 위주인 시가전에서는 미군의 강점인 압도적인 화력과 정밀폭격의 위력이 크게 감소된다. 전차와 헬기의 엄호 아래 이뤄질 미 보병의 시가전은 다수의 사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시가지 돌격전은 후세인이 가장 바라는 반면, 미국이 가장 피하고 싶은 전투다.
미군은 따라서 포위와 흔들기를 병행할 개연성이 크다. 외곽을 견고히 포위한 채 특수부대를 투입해 후세인 측근 지도부 암살과 지휘기능 마비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측이 특수부대 투입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후세인은 연합군이 민간인 대량 살상을 가져올 초토화 작전은 펼칠 수 없다는 점을 역이용할 것이다. 민간인과 저항군을 뒤섞어 연합군의 화력에 제약을 가하는 동시에 포위부대에 대한 외부 게릴라전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연합군이 본격적인 바그다드 함락전을 전개하기 위한 선결과제도 만만찮다. 지금까지 바그다드 외곽까지 진격한 미군 제3 보병사단과 해병 제1 원정대가 급속한 돌파 기동을 전개하는 바람에 측면이 매우 허술한 상태에 있다.
이들 부대는 바그다드 남방 80㎞의 외곽 저지선에서 생존한 공화국수비대의 후방 기습에 허리가 잘릴 위험성을 남겨놓고 있다. 이라크측이 2일 전력의 3분의 2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공화국수비대 6개 사단 중 메디나 사단과 바그다드 사단을 제외한 4개 사단은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바그다드를 북방과 서방에서 포위할 추가병력과 이들 부대에 대한 보급도 큰 문제다. 미군 1개 기계화사단은 24시간 작전을 위해 식량과 유류, 탄약 등 약 1만 톤의 보급을 필요로 한다. 바그다드 포위전에만 5개 사단이 동원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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