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예배당 주변 무장 경찰 수백명 경비
일부 교도 구호외치자 삽시간 천여명 운집
“미국은 살인자”“아랍인 단결” 시가행진
금요일을 성일로 치는 요르단에서는 28일 전 국민이 이슬람 성원을 찾아 정오 대예배를 드렸다. 또 금요일이 공휴일이어서 이날 정부 관공서와 가게들도 일제히 문을 닫아 평일같으면 사람과 차량으로 번잡한 수도 암만은 차량이나 인파가 거의 보이지 않는등 거리는 한산했다.
후세인 전 국왕의 이름을 기려 요르단에서 제일 먼저 건축된 알 후세인 성원에는 이날 약 2,000명으로 추산되는 이슬람 교도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이슬람교도들은 매일 5번씩 정해진 시간에 하던 일을 중단하고 절을 하고 기도를 드리는 간단한 예배를 드리지만 금요일 정오 예배는 대예배로 간주돼 거의 모든 이슬람 교도들은 성원을 찾아 성직자인 이만의 설교를 듣고 예배를 드린다.
알 후세인 성원은 내부에 500명 정도 수용하지 않아 교도들은 성원 밖은 물론 인근 도로에서까지 예배를 드린다. 참석한 교도들은 전원 남자였는데 여자들은 성원 내부에 지정된 방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집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예배하는 모습도 독특해 않아서, 또 서서 개인적으로 기도를 드리다가 이만의 구호에 따라 일제히 일어나서, 또 90도 절하다가 나중에는 한국의 큰절처럼 절을 하는 방식을 수차례 반복한다.
기자가 이날 방문한 알 후세인 성원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대예배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규탄하는 대규모 반전대모가 예정돼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닌 듯 성원 현장에는 방패와 헬멧, 방망이로 무장한 경찰병력이 최소한 수백명 목격됐다. 또 서방기자들도 100명이 넘게 나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30분간의 대예배가 끝난 후 성원을 빠져나온 일부 이슬람 교도들이 길가에 나와 구호를 외치기 시작하자 데모대는 순식간에 1,000명 규모로 불어났다. 데모가 벌어지자 인근 상가들은 일제히 셔터를 내리고 가게문을 닫았으며 15분정도 데모를 지켜보고 있던 경찰들이 방망이를 들고 진압을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목격됐다. 그러나 1주일전 같은 장소에서 데모대를 향해 체류탄을 쏘고 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했던 지난주와 달리 경찰은 서방기자들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체류탄도 쏘지 않는등 상당히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시위대는 ‘미국은 살인자’ ‘이라크 형제들을 구하자’ ‘아랍인은 연합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가지를 행진하다가 1시간 뒤 자진 해산했다.
이날 대예배와 대모에 참여한 사밀 압둘 하크(24)는 “1주일전에 비해 이번 이라크 전쟁의 부당함과 미국과 영국에 대한 분노가 훨씬 격해졌다”고 “다음주 대모는 정말 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등 대다수 중동 아랍국가에서도 일제히 대규모 반전 대모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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