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라크 전쟁
▶ 조병철 미 해군 상병. 안진형 미 해군 상병. 김지승 미 해병대 상병
■ 조병철 미 해군 상병.
"매운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1박스 보냈는데 받았는지 궁금해요."
현재 이라크 전쟁에 파견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조병철(21) 해군 상병의 부모 조성일·애영 부부는 외아들이 무사히 귀환하기만을 애타게 기도하고 있다.
조 상병은 지난해 12월 버지니아주 노포크 해군기지에서 출발, 4일전부터 이라크전에 직접 참가하고 있다. 조 상병은 아프가니스탄전쟁 당시에도 파병, 전쟁을 벌인 경험이 있다.
’경찰이 되어 한인사회에 봉사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조 상병은 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부모들이 어렵게 벌어온 돈으로 편하게 대학에 다니기 보다 군대에 다녀오면 학비도 마련할 수 있고 경찰 지원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상병의 어머니 조애영씨는 "아들이 나이는 어리지만 차분하고 성숙하다"며 "군대 봉급을 아껴서 부모들이 운영하는 네일업소를 돕겠다는 말도 하곤 했다"고 말했다.
군사 기밀이라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얼마전 조 상병이 라면이 먹고 싶다고 말해 부랴부랴 라면을 보냈다고 한다.
조씨는 "자식을 전장에 보낸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다"며 "몸 건강히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하고 있다"고 눈에 맺힌 이슬을 애써 감췄다.
<김주찬 기자>
■ 안진형 미 해군 상병
"학비도 마련하고 미국을 더 잘 알기 위해 해군에 입대한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지난 1월 중동으로 파병된 미 해군 소속 안진형(22) 상병의 부친 안종근씨는 아들이 무척 대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들의 사진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지난 2001년 대학 1학년에 재학중이던 안 상병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개인 사업을 하던 아버지가 IMF 여파 등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자 브롱스 포드햄 소재 해군 모병소를 찾았다.
"아들이 해군에 입대하면 나중에 학비 보조를 받을 것이라며 갑자기 입대 신청서를 집에 갖고 왔더군요."안씨는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2000년 도미) 아들이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미 군에도 입대한 사실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효자’ 안 상병은 군대에서도 착실하고 성실한 생활로 부대에서 각종 상을 많이 받았다. 부친 안씨는 "한국에 있는 아내가 텔레비전과 신문을 통해 이라크 전쟁 소식을 접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진형이가 지난 2월 편지를 보내온 뒤 연락이 두절됐다. 지금 어디 있는지, 식사는 잘 하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너무나 궁금하고 걱정된
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 김지승 미 해병대 상병
"걱정은 했지만 아들이 원했기 때문에 적극 지원했습니다."
미 해병대 소속 김지승(22·미국명 스티브 김) 상병의 부친 김창기씨는 이라크로 파병된 아들에게 보내준 초콜렛과 과자가 잘 도착했는지 확인이 안돼 안타깝다며 자식을 전쟁터로 보낸 부모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김 상병은 2001년 대학 1학년 재학 중 해병대에 입대, 샌디에고에서 훈련을 받은 뒤 지난 1월 중동으로 파병됐다.
부친 김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스럽다"라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그래도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통해 전쟁 소식을 접하면 많이 걱정되시죠’라는 질문에 결국 눈동자에 이슬을 보였다.
"아내와 함께 텔레비전을 통해 전쟁 소식을 접하자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그렇다고 또 안보면 답답하고...."
김씨는 "스티브의 동생인 막내 테리(한국명 김지명) 역시 오는 8월 해병대에 입대할 예정"이라며 "부디 올 여름 전에 전쟁이 종결되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모로서 아들 두 명이 모두 해병대에 입대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본인들이 원하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며 "남자답고 늠름하고 씩씩하게 자란 아들 두명을 둔 사실이 너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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