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 날치기, 들치기, 노상강도, 빈집 털이…’
한인사회에 각종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매치기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호주머니나 가방의 금품을 감쪽같이 꺼내 가는 범죄이다.
대상은 백화점, 상가, 지하철에서 한눈을 팔거나 주의가 산만한 사람들이다. 수법은 예리한 박스커터 등으로 몰래 찢어 가는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또한 동전 같은 물건을 떨어뜨려 시선을 돌리게 한 뒤 목걸이를 가져가는 수법도 자행한다. 그리고 공연히 시비나 싸움을 걸고 싸우는 순간 공범이 말리는 채하면서 돈을 빼 가기도 한다.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케첩을 이용한 소매치기 범들도 있었다.
일명 ‘케첩 소매치기’. 이는 길가는 사람에게 다가가 옷에 케첩을 일부러 뿌리고 이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척하면서 옷의 케첩을 닦는 동안 금품을 꺼내 가는 수법을 자행하던 범죄다. 또한 소매치기와 유사한 수법의 날치기도 한인사회에 들끓고 있는 대표적인 범죄 수법 가운데 하나이다.
들치기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손님과 이야기하는 사이 또는 자신들끼리 싸움을 하여 그곳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몰래 들고 가는 수법이다. 특히 장사를 하는 한인업주들이 고객을 가장한 몇 명의 들치기단에 의해 옷이나 식품 등을 들치기 당하는 피해를 종종 접할 수 있다.
또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친구들과 커피 등을 마시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핸드백이나 가방을 들치기 당하는 경우도 있다. 지하철 안에서 피곤해 졸거나 신문이나 책을 읽는데 열중하는 사람들이 들치기의 주요 범죄대상에 포함된다. 은행 인근에서 자동차 타이어를 미리 펑크내고 이를 알려주는 척하다 핸드백 등을 훔쳐 달아나는 ‘타이어 펑크 범죄’도 들치기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날치기는 예나 지금이나 한인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당하는 범죄.
핸드백, 돈지갑 등을 들고 서있거나 걸어갈 때 오토바이 등을 타고 뒤따라 가다 낚아채는 수법이 날치기다. 특히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갈 때 핸드백 등을 낚아채,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나 승용차로 도주하는 2~3인조 날치기가 많이 있다. 무엇보다 날치기들은 즉흥적인 범행보다는 공범과 미리 범행을 모의해 실행에 옮기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는 꼼짝없이 당하고 있는 실정. 날치기 범죄의 발생시간은 벌건 대낮, 주요대상은 여성들이다.
최근에는 으슥한 골목에서 또는 취중에 노상강도 피해를 당하는 한인들보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금품을 털리는 한인 피해자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정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집을 비운 사이 일을 해치우는 ‘빈집 털이’들이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인들을 표적으로 하는 크고 작은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 한인들의 안전을 위한 예방책 마련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심지어 한인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운영하던 ‘방범기동순찰대’마저 한인들간의 기득권 싸움 때문에 유명무실한 형편이다. 지역한인회 조차도 지역 한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범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한인들이 예전과 달리 지역 경찰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경찰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인 밀집 지역의 관할 경찰서에 배치되는 한인 경관들이 늘고 있다. 또한 몇몇 경찰관련 한인단체도 경찰관계자들과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고 한인사회를 위한 각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몇몇 경찰관련 한인단체가 이제는 하나로 뭉쳐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리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하나가 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서로가 한발씩 양보한다면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머지 않아 경찰관련 한인단체가 하나로 통합되어 한인사회 이동 파출소 설치 등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범대책을 마련, 한인들의 안전을 위해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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