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라크 전쟁
▶ 유재혁 대위. 봉재희 하사관. 로리 임 상병
"전쟁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 바로 군인입니다. 전쟁의 비극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나라가 군인을 필요로 하면 그 순간 내 목숨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 나라 것입니다."
이라크전 출전명령을 받고 대기중인 미 육군 예비역 유재혁(40·사진) 대위.유 대위는 미육군 436 대대 소속 알파 컴퍼니 중대장이다.
436 대대는 수송부대로 유 대위가 지위 하는 300명 병력 알파 컴퍼니는 전쟁터에 공급되는 각종 군수물자의 효율적인 운송을 기획, 실행하는 병력 중대이다.
지난 2월23일 육군 제1본부로부터 이라크전 출전 명령을 받고 16명 팀 수송파견대 일원으로 특수훈련을 마치고 쿠웨이트로 떠나는 날 갑자기 명령이 변경돼, 1차 파견 8명 팀에서 제외됐다.그러던 중 이라크와의 전쟁이 임박하자 2번째로 출전 명령을 받고 대기 중이다.
1차 파견 명령을 받고 이미 유서, 신장기증서, 재정 및 법적대행권한서 등 개인생활을 모두 정리해 놓은 상태여서 전쟁터로 떠나는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개인적으로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습니다. 또 19년 군 생활이 바로 이날을 위해서 였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겨두고 떠나는 가족과 부모 형제가 저 때문에 마음의 고생을 할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됩니다."
한국에서 육군사관학교를 거쳐 무관생활을 꿈꿔온 유 대위는 1981년도 가족과 함께 도미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날 부모에게 말 한마디 없이 미 육군에 입대한 유 대위는 사병으로 복무하다 세인트 존스 대학에 입학 컴퓨터과학을 전공, ROTC를 거쳐 1990년 소위로 임관했으며 제82 공수부대 수송지원을 담당한 1179 대대에서 복무했다.
제대후에도 가정과 사업을 꾸려나가며 예비역 군인으로 남아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아온 유 대위는 지난2001년 436 대대 알파컴퍼니 중대장으로 임명돼 정년퇴직 1년을 앞두고 이번 출전명령을 받은 것.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출전, 주어진 임무를 반드시 이뤄내 미주한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유 대위는 플러싱에서 ‘사업면허상담소’를 운영하며 부인 유경희(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씨와 슬하에 1남(10), 1녀(11)를 두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이라크 전쟁에서 한인 여성들이 최전선에서 뛴다.
봉재희(23) 해병대 하사관은 이미 쿠웨이트에 파병돼 있으며 로리 임(22) 공군 상병은 파병대기 중이다.
봉재희 하사관은 지난 2000년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그동안 샌디에고에서 근무해왔다. 봉 하사관의 아버지 봉용호씨는 "큰 탈없이 돌아오리라 믿는다"며 "우리가 살아갈 미국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봉용호씨는 한국 공수부대출신으로 뉴욕시경(NYPD)에서 무술 교관을 하기도 했다.
로리 임 상병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사건을 경험한 뒤 뉴욕주립 올바니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다 중단하고 공군에 자원 입대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임 상병은 현재 아이다호주 소재 공군 부대에서 근무하다 최근 애리조나주에 파병 교육심사를 받으러 갔다. 군인들은 파병 당일 이르면 12시간전에, 짧게는 2시간전에 파병 명령을 받게 된다. 급하게 파병 명령을 받을 경우 집에 연락도 못학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임 상병의 아버지인 임천구씨는 "9.11 사태를 본 뒤 갑자기 친구 6명과 함께 자원 입대했다"며 "이라크전에 파병되더라도 잘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임천구씨도 미 육군 특수무기지원대에서 중사로 제대한 베테랑이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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