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얍!"
기합소리가 울리는 순간 죽도들이 부딪치는 마찰음이 체육관을 흔든다. 옆에서 보기에 누가 상대를 제압했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찰나에 승패가 엇갈렸다.
진검(眞劒) 승부였다면 상대의 목이 벌써 달아났을 것이지만 예절을 갖춘 무도정신으로 무장한 회원들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다시 일합을 겨루기 시작했다.
오클랜드 18가에 위치한 검도도장에는 매일 30-4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죽도(竹刀)와 목도(木刀)를 들고 무예를 닦는다. 한국인 회원이 10여명 포함된 이 도장에는 미국인과 중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인종이 한데 모여 검법을 익히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영리기관으로 철저히 동호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 도장은 1년회비 260달러만 내면 검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남녀가 진지한 자세로 검도를 배우고 있다.
한인회원의 리더격인 김명천씨는 검도를 배운지 3년만인 올해 승단심사를 앞둔 준 고수급. 김씨는 "오는 6월 15일 알라메다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가주 검도대회를 오클랜드 도장이 주최하게 된다"면서 특히 "한인회원들이 1천여명의 참가선수들을 위해 식사와 음료수를 서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 검도도장에는 미야다 선생(8단)이 최고수로 후진들을 직접 지도하고 미국 국가대표출신 검도인도 2명이나 지도사범으로 나오는 곳이다. 이 도장의 특징은 초보자에게도 연회비 이외에는 수강료를 전혀 받지 않고 검도를 가르친다는 것.
한 학부모는 "체력단련은 물론 아이들에게 침착성과 집중력을 기르고 윗사람에 대한 예절을 가르치기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천씨는 검도의 장점으로 "마루운동이므로 발바닥을 자극해 피로가 풀리고 관절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자세가 좋아진다"면서 특히 "정신통일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겨루기를 마치고 나서 느끼는 희열은 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고 극찬했다.
동 도장은 입문후 첫 3개월간은 평상 운동복 차림으로 검도를 배울 수 있고 그후 죽도와 목도, 보호대, 도복 등에 5백달러선을 투자하면 검도를 통해 평생 친선을 도모할 수 있다. 문의는 510-334-3127(김명천씨).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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