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 지난 1일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식이 아틀란타 한인회관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한인회관에서 가진 역대 행사중 가장 아름답고 실속있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도‘옥에 티’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만찬과 기념비디오 상영 등 1부와 기념식 행사인 2부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행사장에 마련된 9인용 테이블 35개와 사이드 좌석, 그리고 2층 일반석이 꽉 찼다. 주최측 추산으로도 500명이 넘었다.
문제는 2부가 끝나고 축하공연인 3부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이윽고 자리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더니 일부 참석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자리를 뜬 일부 관계자들도 있었고, 1.5세나 2세들도 눈에 띄었다. 물론 참석자들마다 개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행사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행사장을 떠난다면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다. 3부가 시작됐을 때 무려 좌석의 3분의1이 텅텅 비어 있었다. 테이블 앞과 중간에는 오히려 주류 인사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결국 손님만 남고 주인은 떠난 그런 기형적인 모습이었다.
이게 어떤 자리인가.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아닌가. 그런 뜻깊은 잔치에 손님을 초대해놓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면 얼마나 민망스러운 일인가. 2부까지는 체면치레로 얼굴을 비추다 3부가 시작되자 사라진 인사들께 한말씀 드리고 싶다. 행사와 관련,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쓴소리 같지만 말이다.
정말 이번 행사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준비해온 실무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을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올해가 102명이 인천 제물포항을 떠나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발을 디딘지 꼭 100년이다. 사탕수수밭에서 뿌린 피와 눈물이 우리 이민사 궤적의 시작이다. 이제 앞으로 100년은 우리들의 몫이다. 인간의 예의를 지킬줄 아는 좀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