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토요일, 2월1일은 설이란다.
1월1일에 신정을 지낸 사람들은 좀 머쓱하겠지만, 그래도 한국서는 음력 정월 초하루를 설로 쇤다니
무덤덤하게 지나칠 수만은 없다. 다행히 이번 설은 토요일이라, 가족 친지가 모여 설 기분을 좀 내도 좋겠다.
여유가 있으면 떡산적에 구절판도 올리고 오랜만에 식혜, 수정과를 담가보면 어떨까.
향토음식 기능보유자이며 속리산 경희식당의 손맛으로 유명한 남경희 할머니의 설음식을 소개한다.
떡만두국
설에는 항상 떡국이나 만두국을 끓이는데, 집안마다 고장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니 각자 익숙한 대로 끓이는 것이 가장 좋은 요리법이다.
양지머리로 국물을 내는 집도 있고 사골국물을 우려내 떡국을 끓이는 집도 있지만 사골과 양지를 적당히 섞어 국물을 내면 더 맛있다. 사골(300g)과 양지머리(150g)을 핏물을 뺀 다음 사골에 물을 넉넉하게 부어 끓이다가 첫물을 따라 버리고 새로 물을 부어 2시간 정도 끓여 뽀얀 국물을 우린다. 여기에 양지머리를 넣고 고기가 푹 무르도록 1시간이상 더 끓인다. 이 국물에서 고기와 뼈를 건지고 기름을 걷은 후 체에 걸러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 다시 팔팔 끓인다. 떡(200g)과 만두를 넣고 파 어슷 썬 것 1큰술, 마늘 1/2큰술로 맛을 낸다.
부드럽게 익으면 그릇에 담고 쇠고기 꾸미와 황백지단을 얹어 후춧가루를 뿌려 낸다.
수정과
생강(50g)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썰고 통계피(30g)은 깨끗이 씻어 부러뜨린다. 물 5컵에 생강을 넣고 중간 불에서 은근히 끓여 생강물이 우러나면 체에 받쳐 국물만 받아둔다. 물 5컵에 통계피를 넣고 끓여 체에 받쳐 계피물을 받는다. 생강물과 계피물을 합쳐 냄비에 담고 흑설탕 1컵과 설탕 1/2컵을 넣어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끓인다.
곶감은 꼭지와 씨를 제거하고 모양을 예쁘게 만진 다음 수정과 국물에 띄운다.
보통 서늘한 곳에서 3시간이상두면 곶감이 부드럽고 촉촉해진다. 상에 낼 때 잣을 서너알 띄운다.
구절판
구절판처럼 손가는 음식이 있을까? 보기에 근사하고, 맛도 상큼하지만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밀전병을 얇게 손바닥만한 크기로 부쳐내기란 웬만한 요리경력으로는 따라 하기 힘들다. 그래서 넓은 팬에 크게 부쳐서 주전자 뚜껑으로 동그랗게 찍어내기도 하고, 밀전병 대신 무나 감자를 얄팍하게 저며 단촛물에 절여내기도 한다.
구절판의 재료는 미나리, 오이, 황백지단, 전복, 해삼, 새우, 닭고기, 쇠고기, 표고버섯, 석이버섯, 느타리버섯, 당근, 숙주, 도라지 중에서 계절과 기호에 맞추어 8가지를 선정, 길이가 같게 가늘게 썰어서 기름에 볶아 빛깔을 맞추어 차례로 담으면 된다.
쇠고기와 표고버섯은 채 썰어 슴슴하게 고기양념으로 밑간해 볶고, 석이버섯과 오이, 당근도 채 썰어 소금, 후추, 참기름으로 간해 볶는다. 숙주도 살짝 삶아 채반에 식혀 소금과 참기름으로 깔끔하게 무치고 달걀은 흰자 노른자를 나눠 물과 소금을 조금씩 넣고 지단을 얇게 부친다. 큰 접시나 구절판 찬에 색색으로 돌려담고 가운데 밀전병을 놓은 뒤 겨자장과 초간장을 곁들여낸다.
떡산적
가래떡(200g)과 굵은 파(8대), 쇠고기(100g),를 꼬치에 번갈아 꿰어 지진 떡산적은 설이나 추석에 먹는 별미. 추석때는 떡 대신 송이를 넣어 향긋하고 고급스런 산적을 만든다.
가래떡은 7cm 길이로 잘라 가늘게 쪼갠다. 떡이 딱딱하면 끓는 물에 넣고 말랑하게 데쳐놓는다. 쇠고기는 폭 1cm, 길이는 떡보다 약간 길게 썰어 칼집을 넣는다. 파는 속고갱이로 준비해 떡과 같은 길이로 썬다.
꼬치에 떡, 파, 고기를 꿰어 양념장(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2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 조금)의 반을 고루 발라 5분정도 간이 배도록 둔다.
팬을 달궈 참기름을 두른 후 남은 양념장을 발라가며 굽는다. 다 구워지면 끝을 가위로 가지런히 다듬어 접시에 담아 낸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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