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그루덴에 가린 레이더스 감독
빌 캘라핸?
오클랜드 레이더스 감독의 이름은 머리에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온갖 스팟라이트가 지난해 레이더스를 떠나 올해 탬파베이 버카니어스를 수퍼보울로 끌어올려 친정팀과 맞붙게 된 잔 그루덴 감독에 쏠려 있어 역시 레이더스를 맡은 첫 해 팀을 수퍼보울로 끌어올린 캘라핸 감독은 거의 잊혀진 상태다.
약간 어리숙해 보이는 영화배우 보 브릿지스와 비슷하게 생긴 캘라핸은 항상 노트를 적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사방에 쪽지가 수북히 쌓여있다. 듣는 대로 보는 대로 미주알 고주알 다 써 놓는다. 아버지가 시카고 경찰이었던 영향이 큰 듯하다.
“정말 열심히 하는 감독이다. 일 밖에 모른다. 골프도 잘 안치고 나가 먹는 것을 즐기지도 않고 시간만 나면 TV앞에 앉아 비디오만 분석한다. 선수들도 잘 따르는 훌륭한 감독이다.” 캘라핸 감독에게 첫 NFL 코칭직을 안겨줬던 그루덴 버카니어스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일리노이 베네딕틴이란 조그마한 대학 쿼터백 출신인 캘라핸 감독은 위스컨신에서 오펜시브라인 코치로 활약하다 당시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였던 그루덴의 눈에 띄어 NFL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리고는 그루덴을 따라 레이더스로 이적했다가 지난해 그루덴이 버카니어스로 떠나면서 레이더스 감독직을 떠맡게 됐다.
그루덴이 떠나자 선수들이 직접 나서 알 데이비스 구단주를 설득시켰을 정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귀가 열린 감독이라는 캘라핸. 그가 NFL 감독으로 데뷔한 첫 해 수퍼보울 우승의 신화를 일궈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이번 ‘그루덴 보울’에서 승리하기 위해 또 노트를 잔뜩 적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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