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용인 - 고용주 수퍼보울 결투에 관심집중알 데이비스 vs. 잔 그루덴.오는 26일 샌디에고 퀄컴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수퍼보울 XXXVII(37)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결별한 전 고용주와 고용인의 자존심 대결이다. 오클랜드 레이더스를 떠나 탬파베이 버카니어스를 맡은 첫해 팀을 구단 사상 첫 결승무대로 끌어올린 그루덴 감독과 결과적으로 그를 선수 4명(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4개)에 현금 800만달러를 얹어 받아 팔아 넘기고도 19년만에 수퍼보울 무대에 복귀, 꿩도 먹고 알도 먹은 셈인 레이더스 구단주가 헤어진지 딱 1년만에 NFL 결승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오펜스의 천재’ 명성의 그루덴 감독은 지난해 레이더스를 결승의 문턱까지 끌어올린 뒤 팀을 떠났다. 구단의 그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데이비스 구단주의 간섭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버카니어스의 오퍼를 받아들였다. 매년 수비는 리그최강으로 그루덴 감독의 전술만 더하면 확실히 수퍼보울에 오를 것이라는 버카니어스의 계산은 기가 막히게 떨어졌다.
그러나 레이더스는 언제까지나 데이비스의 팀이다. 누구를 감독으로 내세우던 간에 정작 감독은 데이비스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와이드리시버 제리 라이스, 세이프티 로드 웃슨, 터치다운 스페셜리스인 ‘망치’ 러닝백 잭 크로켓 등 한물간 듯한 노장 선수들 잔뜩 끌어들여 짭짤한 재미를 보는 것은 데이비스 구단주의 ‘트레이드마크’며, 그는 롱패스 오펜스를 레이더스의 ‘철학’으로 코칭스탭에 강요하기로 유명하다.
그루덴 감독은 데이비스 구단주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루덴 감독은 롱패스 오펜스보다는 숏패스 오펜스를 선호하며, 데이비스 구단주가 손에 쥐어준 ‘바주카’ 어깨의 쿼터백 제프 조지를 마다하고 ‘떠돌이’ 리치 개넌을 리그 전체 MVP급 쿼터백으로 만들어낸 장본인도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데이비스와 그루덴이 같이 존재하기엔 오클랜드가 너무 작았다.
그루덴은 버카니어스를 맡은 첫해 보란 듯이 구단 사상 첫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뤘다. 레이더스 역시 그루덴을 비웃는 듯 그루덴의 어시스턴트였던 빌 캘라핸을 감독으로 승격시켜 수퍼보울에 올랐다.
레이더스는 그루덴 감독이 우승후보로 만들어놓고 간 팀인가, 아니면 아무나 지휘봉을 잡아도 결승무대에 올라올 팀이었나. 또 누가 누구를 더 잘 알고 있는가. 과연 누가 마지막으로 웃게 될 것인지 2002∼2003 NFL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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