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자들, 라엘리언 무브먼트 논쟁 치열
“모든 조건 갖춰…전세계 신자 55,000명” 주장
“외계인과 만남 등 환각 경험 숭배 일뿐” 비판 사상 최초의 인간복제 주장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클로네이드사의 모체 ‘라엘리언 무브먼트’(Raelian Movement)는 과연 종교집단인가. 인간복제 주장을 계기로 종교학자들 사이에서는 ‘라엘 무브먼트’를 종교로 인정해야 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엘로힘’(Elohim)이라는 외계인들이 DNA를 사용해 자신들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라엘 무브먼트의 창시자 클로드 보리옹(56)은 지난 73년 12월23일 신장 4피트의 외계인이 자신을 방문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리옹에 따르면, 이들은 부처, 모세, 예수, 모하메트 등의 선지자를 통해 인간과 접촉했으며 이번 인간복제도 영생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라엘 단체는 웹사이트에서 전세계 신자가 모두 5만5,00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엘 단체 외에도 사이언톨로지가 톰 크루즈, 존 트라볼트 등 인기 연예인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각종 법적 분쟁으로 주목을 끄는 등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사교단체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종교학자들은 라엘 무브먼트와 같은 단체에 대해서도 ‘사교’(cult)라는 경멸적인 단어를 사용하기 꺼린다. 이같은 단체를 가리키는 학계 용어는 ‘신흥 종교운동’이다.
종교학자들은 종교의 정의에 일반인들보다 더 넓은 개념을 응용하고 있다. 프랭크 플린 워싱턴 대학 종교학 교수는 모든 종교가 갖춰야 할 3가지 특성이 있다며 우선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설명하는 신앙 체계가 있어야 하고 종교적 관습과 행실 규범을 가르치며 종교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플린에 따르면, 라엘 무브먼트도 사이언톨로지, 몰몬교, 여호와의 증인 등과 마찬가지로 이같은 종교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라엘리언 무브먼트 역시 어엿한 종교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몰몬교가 1세기 전 사교단체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주요 종교로 인정받고 있는 것처럼 어제의 사교가 오늘의 종교가 될 수 있다고 종교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97년 신봉자들의 집단자살로 저절로 소멸된 ‘헤븐스 게이트’(Heaven’s Gate)가 분명한 사교단체라는데 이의가 없다. 당시 헤븐스 게이트 신봉자들은 자신들을 천국으로 데려갈 우주선이 헤일-봅 혜성 뒤에 따라오고 있다고 믿어 집단자살을 했는데 이처럼 신도들에게 해를 끼치는 믿음 체계를 종교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다른 종교학자들은 라엘리언 무브먼트가 사회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환각 경험을 토대로 발생한 개인 숭배에 불과한 이상, 사교집단의 틀을 벗었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 일부 종교학자들은 라엘리언 무브먼트가 종교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몰몬교가 일부다처제를 포기한 것처럼 UFO 신앙이나 자유분방한 성철학 등 주류사회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과감히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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