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추수감사절) 케냐의 몸바사에서 이스라엘 전세 여객기를 목표로 했던 테러범들의 미사일 공격은 천만 다행히도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 전개될 여러 가지 테러 행위 중의 중요한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떻게 마음놓고 비행기를 타겠는가?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는 일이다.
구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입했을 때 사용했던 여러 기의 미사일이 소련의 철수 후 아프간인들의 수중에 들어갔고, 소련에 대항하는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아프간 무자헤딘들을 지원하느라 미국에서는 스팅어 미사일을 1000기 이상 공급했다. 이 스팅어 미사일 중 약 400여 기가 아프간에 남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대개 유효 기간이 끝났다고 하지만, 많은 미사일들이 유효 기간을 넘긴 후 10년까지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결국 미국이 가져다 준 미사일에 의해 이제는 미국이 당하게 될 모양이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2월 2일자 타임 지 보도에 따르면, 미사일을 사용하는 공격은 그 전부터 예상되어왔던 것으로, FAA(미 항공우주국)는 이미 1993년에 한 연구에서 비행기 여객과 화물에 대한 검사가 강화됨에 따라 미사일을 사용한 공격의 위험이 커진다고 밝힌 바 있다. 또, 3년 전 미 의회에서 국방부는 공군 수송기들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바로 케냐에서 쐈던 미사일과 같은 어깨에 장착해 발사하는 지대공 미사일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미 전투기들이 사용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군사 기지에서 불발 상태의 미사일이 발견되었었다. 금년 8월 27일에 미 국방부는 4대의 공군 수송기에 휴대용 미사일에 대한 정교한 방어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2,3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것은 대당 500만 달러가 넘는 가격이다. 대량 생산이 되면 2 - 3백만 달러로 가격이 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파산 상태에 이른 비행기 업체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민간 상용 비행기도 군용 비행기처럼 각종 무장과 방어 장치를 갖추어야 할 모양이다.
LAIRCM(Large Aircraft Infrared Countermeasures: 대형항공기 적외선 방어) 시스템이라고 불리우는 이 방어장치는 완전 자동으로 미사일의 접근을 포착하고 고밀도의 레이저 빔을 발사해서 미사일의 유도 장치를 교란시킴으로써 적외선 미사일들을 퇴치한다고 한다. 그러나 2004년에야 공군 수송기들에 이것을 장치한다고 하니 민간 여객기는 그 후 얼마나 걸려야 이 장치를 갖추게 될지 모르겠다.
스팅어 미사일은 무게가 35 파운드에 불과하고 작동이 쉬우면서 1만 피트 상공에 있는 비행기를 5 마일 거리에서 쏠 수가 있다고 한다. (테러범들은 보다 정교한 소련제 휴대용 미사일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한은 이들에게 미사일을 수출하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그러니 비행장의 5 마일 반경 안에 있는 어느 곳에서나 테러범들이 숨어서 이착륙하는 비행기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늘(12월 5일) 외신은 알 카에다가 인터넷에 “당신들은 곧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띄웠다고 전한다. 평화와 사랑과 용서의 시즌 성탄절에 “당신들이 우리를 죽이니 우리도 당신들을 죽일 것"이라는 으시시한 ‘선물’에 대한 경고를 받게 되다니, 정말 예수님이 눈물을 흘리실 일이다.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 시대가 끝나면서 21세기는 참으로 평화와 번영의 세기가 될 줄로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조종사와 승무원은 총기를 휴대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장착한 비행기를 타고 착륙할 때까지 마냥 가슴을 졸여야 할 지경이 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항상 불안해하면서 살 수는 없다. 내일 일은 내일에 맡기자.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 함으로써 그래도 평화와 사랑의 영토를 넓히는데 한 몫을 해야겠지....
/애팔라치안대 정보기술 시스템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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