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의 특징은 사태가 항상 유동적이라는 점일 것이다. 언제 돌발적인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사태의 추이와 결과를 예단할 수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심각한 사건일수록 끝없이 많은 변수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사건의 폭발과 결과에 대한 가능성도 무한정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이라크와의 전쟁문제도 그렇다. 아침에 생각할 때는 당장 내일이면 한판 벌어지고 말 것 같다가도 저녁 뉴스를 보면 무력은 피하게 될 것처럼 느껴진다. 사담 후세인의 얼굴을 보면 폭탄이 그 위로 떨어질 것처럼 느끼다가 유엔 조사단장이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지 전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이 되는 등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다.
만일 전쟁이 난다면 어떤 형태로 전개될 확률이 가장 크며 경제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수 일 전 국제 전략 연구센터(Th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CSIS)가 발표한 이라크전이 미국경제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평가는 귀를 기울여 볼만하다. CSIS는 전쟁이 안 날 경우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전쟁을 치르게 될 때 누워서 떡 먹기 식, 예상보다 심할 때, 그리고 어려운 전쟁을 예상했을 때 등 네 가지 시나리오 아래 각각 경제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상의 전쟁 시나리오가 유가, 소비자 신뢰도, 자금시장, 주식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을 고려한다.
전쟁이 없을 시나리오는 학습정도로 고려는 해 보지만 현실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 전쟁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미국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그래서 바람직한 경우로 그 확률은 40~60%로 높게 본다. 6주 이내로 결판내는 짧고 단호한 승리를 예견한다. 석유가격은 초반에 잠시 오르다가 그 뒤부터는 현행가격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소비와 주가가 오른다. 따라서 성장이 빨라진다.
두 번째 전쟁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이 승리는 하되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고중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그 확률은 30~40% 가량으로 보고 있다.
이때는 석유공급이 중단되고 유가상승을 유발하며 중동지역 정치불안이 커지면서 소비 위축, 주가하락을 동반한다. 경제성장이 둔화됨은 물론이다.
세 번째 전쟁 시나리오는 미국이 예상외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 미국 내 테러 가능성 아니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이해가 걸려 있는 곳에 테러행위가 자행된다. 국제 오일시장이 크게 혼란을 겪게되며 유가는 배럴 당 80달러까지 뛰게되고 그 후에도 2004년 말까지 현재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물게 된다. 주식시장도 만신창이가 되고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는 불황을 면치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확률은 5%정도로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의 배경은 살아남을 구멍을 찾고 있는 후세인이 유엔 조사단에 최대로 협조하며 미국이 바라는 대로 순순히 응할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 유가는 현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원만한 경제 성장도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주식시장과 소비를 에워싼 불안한 환경은 주가와 소비활동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되는 단기전 후 승리 시나리오 아래서는 2003년도 성장률이 3.8%에 이르게 되며 2004년에도 3.4%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한다. 유가하락에 힘입은 물가상승률은 향후 2년 간 약 2%에 머물게 되지만 이자율은 경기부활과 함께 2003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 2004년에는 현행 단기이자율인 1.25%에서 4%가지 오르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제모델에 의거하여 각종 전쟁 시나리오를 수량화하는 작업은 불가능하지만 피할 도리가 없는 인간생명의 상실과 인간성 유실d라는 점에 비추어보면 지극히 쉬운 일일 것이다.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가볍게 여기는 상황은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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