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와 아들 일가족 3명을 태운 한인 택시가 카지노로 가던 중 프리웨이 갓길에서 무모하게 후진을 하다 트럭에 들이 받혀 운전사를 포함,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11일 새벽 12시40분께 LA동부 카바존에 있는 ‘카지노 모롱고’로 향하던 타운내 한인운영 택시회사 소속, 98년형 도요타 시에나 미니 밴이 카지노 인근 아파치 트레일 출구 근처에서 갓길을 따라 아파치 트레일 쪽으로 후진하다 자동차가 프리웨이로 진입, 4차선을 따라 달려오던 99년형 볼보 트럭에 받혔다.
이 사고로 인해 밴을 운전하던 운전사 최광원(56·LA)씨, 승객 정천종(67·LA)·기순(68·LA)씨 부부 등 한인 3명이 숨졌으며 함께 차에 타고있던 정씨 부부의 큰아들 원용(43·LA)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정천종씨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부인 기순씨는 리버사이드 카운티 리저널 병원에서, 운전사 최씨는 팜스프링스 소재 데저트 리저널 병원에서 각각 숨졌다. 목숨을 건진 아들 정원용씨는 병원에서 머리를 수바늘 꿰맨 후 사건당일 아침 퇴원했다. 사고 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파손됐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관계자는 “미니밴 운전자가 프리웨이 갓길을 따라 후진하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차량은 카지노로 가는 차들이 내리는 아파치 트레일 출구를 지나쳐 출구 쪽으로 후진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트럭운전사는 월터 라워리(44)로 신원이 밝혀졌다.
큰아들 원용씨는 “독실한 천정씨 부부는 지난 80년 세 아들과 함께 도미, 그동안 한인타운에서 용달차를 끌며 과일장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교인으로 어렵게 살면서도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섰던 부모님이 어이없는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운전사 최씨는 한국에서 20여년간 교편을 잡다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갔으며 지난 96년 도미, 목사안수를 받은 뒤 베벌리힐스에 한 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최씨는 택시운전을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변을 당했으며 부인 옥현(55)씨와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한편 이날 사고 후 경찰이 프리웨이를 통제하는 바람에 10번 프리웨이 동쪽방향은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으며 이로 인해 약 1시간 후 사고지점 인근에서 미국인 남자가 몰던 트럭이 트래픽 때문에 멈춰있던 다른 트럭 2대를 뒤에서 들이받는 3중추돌 사고를 일으키면서 화염에 휩싸여 운전자 1명이 현장에서 숨지는 등 2건의 연쇄 대형 교통사고로 모두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구성훈·이의헌 기자>shg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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