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가 영국정부에 보낸 밀서에서 1905년 11월17일 체결된 을사조약에 자신이 서명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내용과 일본의 침략 만행등 한국 근대사의 중요 사료들을 담고 있는 고서 ‘동방의 내일’(Tomorrow in the East)이 지난 2일 인터넷 경매를 통해 600달러에 영국의 한 수집가에게 넘어갔다.
1907년 영국의 ‘그레고리 밸 앤드 선’ 출판사가 발행한 이 책은 당시 한국에 체류하던 영국인 의사 스토리가 저술한 것으로 1906년 1월29일 고종 황제가 작성한 이 밀서 사본을 게재하고 있다. 이 밀서는 당시 일본의 감시가 두려워 모든 서신에 옥쇄를 찍지 않았던 고종이 ‘을사조약에는 황제(자신)가 서명하지 않았으며 황제가 서명하지 않은 을사조약은 인정할 수 없다’ 등 강력한 반일의지를 담아 옥쇄를 찍어 영국인에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당시 일본은 밀서전달 사실을 알아채고 같은 날 밤 스토리의 자택을 수색했으며 이를 눈치챈 스토리는 주한 미총영사와 함께 일본의 추적을 따돌리고 인천을 통해 영국으로 도주했다.
이 고서에는 또 고종의 밀서 이외에 당시 한일, 한영관계를 비롯 한인들의 반일감정, 이토 히로부미 등에 관해 상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안고 있는 이 책은 영국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 영국과 인도에서만 발행을 허용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지사-신용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