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특히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시기이다. 이성 교제를 시작하는 시기이고 가진 것도 업적도 직업도 없는 청소년기에 외모는 자아의식이나 자부심에 커다란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외모에 자신이 없는 청소년들은 열등감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성인 여성의 10%가 성형수술을 했고 70% 가까운 여성이 외모가 인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이런 문제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백인에 비해서 동양인들이 못생겼다고 얘기하는 우리 청소년들을 여럿 보았다.
사실 사람들은 대체로 인물차별을 많이 한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하면 법에 저촉되는데 인물 차별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별로 못 보았다.
사람들은 잘 생기고 예쁜 사람들에 훨씬 친절하고 잘 도와준다. 심리학자들은 인물이 좋은 사람들이 좋은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잘 생긴 사람을 선호한다는 가설을 테스트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외모가 기형적인 사람들을 빼면 외모는 건강상태나 생식능력 그리고 지능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일하게 상관 관계가 있는 부분은 사교술인데 이는 잘난 사람들이 좋은 사교술을 타고났다기보다 잘난 사람들의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사교술을 연습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외모의 매력은 대체로 주관적인 경험이라고 볼 수 있으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요인 몇 가지 있다. 그 중 두 가지가 평균성과 친숙성이다.
첫째 평균적인 얼굴을 사람들은 예쁘다고(잘 생겼다고)본다. 평균적이라는 말은 평범하다는 것이 아니라 눈, 코, 입, 턱 등의 크기라든지 상대적 비율이 평균적이라는 뜻이다. 평범하게 생긴 열 사람을 컴퓨터로 평균적으로 합성하면 아주 예쁘게 보인다.
두번째 요인은 친숙성이다. 익숙한 얼굴이 잘 생기고 예뻐 보이는 것이다. 대체로 자기 자신의 얼굴에 대하여 더 관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매일 보니까 익숙한 탓이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동양인의 얼굴은 미국사회에서 평균적이지도 않고 익숙한 얼굴도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사회가 동양인의 얼굴에 더 익숙해지면 더 매력이 있게 보일 것이다.
외모로 고민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무슨 직접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 외모에 열등감이 있다면 그것을 건설적인 에너지로 승화시켜 그 에너지를 자기의 강점을 더욱 개발하는데 쓸 수 있을 것이다. 외모는 자신의 한 부분일 뿐이고 나이가 들수록 외모가 자의식이나 자긍심에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외모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쉽게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김기석<심리학과 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