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서 3년 전에 시작된 일이다. 꿈나무들의 뿌리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과거 주뉴욕 총영사로 재직했던 허리훈 대사가 달리기를 통한 모금 운동을 시작, 가정이 어려운 한인 2세들의 모국방문의 길을 열었다.
허 대사가 직접 뉴욕 마라톤대회에 참가, 시작한 이 뿌리운동은 그동안 한인들의 호응으로 적지 않은 결실을 맺었다. 이 운동은 허 대사가 마라톤대회에서 달리기를 할 때마다 한인들이 2.62마일 당(총 26.2마일) 5달러 이상, 후원하는 식으로 이루어졌었다.
이 운동에 한인들의 성의가 모아지면서 중국, 구 소련 동포 2세를 포함, 올해까지 150명의 한인 꿈나무들이 한국을 방문, 모국의 이모저모를 배우고 돌아갔다. 한인들이 불과 몇 달러씩 낸 돈이 모아져 2세들에게 크게 도움을 준 셈이다.
아쉽게도 이 운동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올해를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러한 운동이 범 동포 적으로 일어나기만 한다면 한인사회에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에는 2세들의 뿌리교육도 중요하고 1세들의 정착이나 어려운 처지의 한인들, 한인회관 살리기 등 지원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이러한 일들에 부딪치면 그때 그 때 주머니를 털어 임시 방편으로 떼우고 지나가는 게 고작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요즈음 항간에 1달러 모으기 운동이 일고 있다 하니 관심이 모아진다.
일설에 의하면 이미 이 운동은 한인사회에서 소그룹을 중심으로 무르익기 시작, 하나 둘씩 번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동참하고 있는 그룹들은 소정의 돈을 모아 어느 정도 기금을 비축, 비영리 기구 발족을 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를 추진하고 있는 뜻 있는 인사들은 조만간 모임에서 위원회를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한인들 사이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뜻맞는 사람끼리 모여 친목하는 소그룹들이 많이 있다. 독서회, 조찬회, 조기 운동회, 여우회, 낚시회, 골프회, 향우들간의 모임, 지역별 모임, 요일별 모임, 같은 업종간의 모임, 이민초기 만난 한인들간의 모임 등 종류 역시 수도 없다.
이런 모임을 중심으로 1달러 모으기 운동이 성공한다면 우리가 수재의연금이나 9,11 테러, 모국의 IMF사태 때 보여주었던 힘과 같이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사회를 돕는 일에 우리는 지금까지 열심히 앞장섰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를 위해 지금부터 이 운동을 벌인다면 보람찬 결실을 얻을 것이다. 마음만 모은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첫 일요모임’은 1달러 모으기로 좋은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회원들은 아침에 건강한 몸으로 가게문을 열면서 밤새 아무 일이 없었다는 사실에 감사해서 1달러, 아무 탈없이 하루를 지난 것에 대해 또 감사해서 1달러, 이렇게 모은 돈을 매달 모아 그늘진 곳이 있으면 도와준다. 한인사회에는 이런 식으로 알게 모르게 뜻깊은 일을 하는 그룹들이 많이 있다.
이런 모임이 1달러 운동으로 모은 돈을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인이나 이민생활에 실패해 생계유지가 막막한 한인들을 위해 쓴다면 얼마나 든든한 한인사회가 되겠는가.
한 사람이 내는 1달러는 비록 하찮은 돈일지 몰라도 100명이 힘을 합하면 100달러, 1,000명이면 1,000달러, 1만 명이면 1만 달러, 10만 명이면 10만 달러가 된다. 1달러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 모이기만 한다면 커다란 힘의 원천이다. 지금까지 한인사회에서 뜻만 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는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 동포들이 힘을 합쳐 이 일을 해낸다면 얼마든지 뜻 있는 사업을 해나갈 수가 있다. 정치력신장은 물론이고 우리의 권익도 옹호할 수 있다. 이 운동이 잘만 되면 한인사회 지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인을 결속시키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다. ‘1달러 모으기 운동’이 곧 수면위로 떠올라 한인사회 발전의 모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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