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황에 따른 변화는 한인 백화점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
맨하탄 씨씨백화점 정영주(46)사장은 98년 가게 간판을 바꾼 뒤 4년 동안 꾸준히 매장을 개선해 현재 마무리 단계다. 정사장은 "간판을 직접 디자인했는데 멀리서도 크게 잘 보이도록 꾸몄다"며 "영업과 병행해 리모델링을 하는 바람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예전 단골이 찾아와 ‘여기가 씨씨 백화점이 맞냐’는 질문을 들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새롭게 변신한 씨씨백화점은 맨하탄의 여느 고급 화장품 전문점에 들어온 착각을 일으킨다. 정사장이 직접 발리, 코치 매장을 돌면서 눈여겨본 쇼케이스를 워싱턴D.C.에 주문해 만들었기 때문. 1층 매장의 절반은 화장품으로 할애했고 나머지에 의류와 액세서리가 진열돼 있다.
과거 화장실 옆에 위치해 미관이 좋지 않았던 약국은 2층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고 전문 약사를 스카우트, 보험과 메디케이드까지 취급한다.
정 사장이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은 쇼윈도우. 신상품이 들어올 때마다 전시를 바꾸고 계절, 유행에 따라 디스플레이에 변화를 주다보니 한 달에도 몇 번씩 물건을 바꿔야 한다.
정 사장은 "시세이도, 라프레리, 크리스찬 디올 등 14가지 화장품 공인 딜러십을 갖고 있는 데다 지난 1일부터 한국의 아모레 상품도 취급하고 있어요"라며 "다른 어느 고급매장에 뒤지지 않게 꾸밀 계획인데 찾아온 손님들이 깨끗해진 환경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갤러리아 백화점도 지난 여름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했다. 5, 6월 두 달 동안 로비로
사용했던 1층에다 쇼룸을 설치해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오예인 기획실장은 "매장이 2층에 위치해 사람들이 백화점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올라가기 귀찮아했다"며 "1층 쇼룸은 갤러리아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가 설치한 1층 쇼룸은 현재 썬글래스 위주로 전시가 돼있고 핸드백, 의류, 신발 등 2층 매장의 간판 품목을 전시하고 있다. 오 실장은 "쇼룸은 서비스 차원에서 좋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서 만족한 손님들이 위층 매장을 찾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라는 설명이다.
갤러리아는 계절에 따라 1층 쇼룸의 판매 품목과 디스플레이를 바꿀 예정인데 겨울을 앞두고 모자, 스카프, 머플러 등을 준비중이다. 오 실장은 "1층 쇼룸이 생긴 뒤 지나가던 한인은 물론 타인종들도 찾아와 ‘이곳에 이런 백화점이 있었냐’고 놀란다"며 "리모델링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