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맨하탄...7발 발사후 북한규탄 유인물 뿌러
3일 오후 맨하탄 유엔본부 구역에 50대 한인이 침입, 사무국 건물을 향해 권총을 발사하고 북한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전단을 뿌린 뒤 유엔경찰과 미 연방비밀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마이클 맥캔 유엔보안국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 41가와 1애비뉴 지점에서 유엔구역을 보호하는 철창을 넘어 무단침입한 스티브 김(57, 일리노이주 데스 플레인스 거주)씨가 갖고 있던 357 구경 권총을 꺼내 유엔사무국과 공중을 향해 7발을 발사했다.
이후 김씨는 총을 버리고 유엔경비초소 방향으로 걸어가며 비닐봉지에 담겨있던 전단 20여장을 꺼내 공중에 뿌렸으며 당시 유엔 본부내 회의에 참석중인 미국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배치돼 있던 연방비밀경찰(SS)요원들과 유엔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김씨가 뿌린 전단은 손으로 써 영문으로 작성된 것으로 "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앞으로" 돼 있으며 "빛나고 문명화된 21세기에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화와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굶주림과 독재 탄압의 무게 아래서 신음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없다. 이유는 육체와 영혼, 풀과 농구 등 모든 것이 가장 위대한 장군
으로 불리우는 김정일의 소유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로 8.5 인치, 세로 11인치 크기의 전단 마지막 부분에는 전단 작성자를 ‘유엔의 시민 스티브 김’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흘려 쓴 필체로 사인된 이름 옆에는 2002년 10월2일로 날짜가 표기돼 있다.
현장에서 체포된 김씨는 유엔본부 건물 지하실에 위치한 보안국 사무실에서 유엔경찰과 연방비밀경찰의 취조를 받은 뒤 2시45분께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맨하탄 다운타운 연방건물로 압송돼 연방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게될 전망이다.
맥캔 유엔보안국장은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북한 또는 한국 국적자 여부와 그가 어떤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본보의 질문에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미국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일반인들의 지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주유엔북한대표부(대사 박길연)에 정통한 소식통은 "외국 언론이 보도하는 것과는 달리 김씨가 입고 있던 옷은 북한 것이 아니다. 소위 ‘김정일 복장’ 또는 ‘닫힌 옷’으로 알려진 이 복장은 6.15 회담 이후 남한에서 제작,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북한에서 제작된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한 뒤 "현재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시기를 틈타 북한을 반대하는 세
력이 인권, 탈북자 문제 등 공화국 입장을 난처하게 하기 위한 책동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발사한 7발 총알중 최소한 2개는 유엔사무국 18층 여자화장실과 20층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사무실에 맞았다. 유엔측에 따르면 유엔 역사상 유엔 건물에 총격이 가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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