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신생팀, 홍수·엔론사태등 악재겹친 주민에 활력
데뷔전서 라이벌 댈러스팀 격파기염…경기활성 기대
제일 먼저 들이닥친 것은 자연 재해였다.
작년 휴스턴은 열대성 폭풍 앨리슨호가 강타하면서 홍수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어 휴스턴에 본부를 두고 있던 굴지의 에너지 회사 엔론이 회계 부정 스캔들로 무너졌다. 파산으로 엄청난 금전 피해와 대량 해고, 그리고 전국적인 망신을 당했다. 이어 지난 달에는 미국 올림픽 위원회가 2012년 대회 개최 후보지로 휴스턴을 탈락시켰다.
지난 주에는 또 하나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NFL 신생팀 휴스턴 텍산스의 처녀 경기 상대팀이 하필이면 골깊은 라이벌 도시 댈러스의 카우보이스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텍산스는 카우보이스를 19대 10으로 격파했다.
6년 전 당시 오일러스가 연고지를 테네시로 옮기면서 NFL 황무지로 변했던 휴스턴에 풋볼이 컴백하던 지난 주 경기장 관객들의 열광적인 함성과 박수갈채가 얼마나 컸던지 중계 아나운서는 마치 제트 여객기옆에 서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모든 꿈이 한꺼번에 이뤄졌다. 내가 임의로 연출하려고 했어도 이처럼 완벽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텍산스의 구단주 로버트 맥네어는 말했다.
풋볼경기가 휴스턴의 악재들을 모조리 씻을낼 수는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텍산스가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에 대만족하고 있다. 특히 그 상대가 카우보이스이기 때문에 기쁨의 강도는 더욱 크다.
“관중들은 금년 시즌 나머지 경기를 모두 패배해도 카우보이스에게 승리했기 때문에 괜찮다고들 외쳤다”
입장권을 완전매진시킨 69,000여명의 관객 가운데 하나였던 식당 업주 제리 완츠는 말했다.
텍산스만큼이나 릴라이언트 스테디엄의 데뷔도 대대적인 성공이었다. 노후한 하지만 애정어린 애스트로돔옆에 세워진 4억4,900만달러짜리의 릴라이언트 스테디엄은 좌석 배치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제기됐었지만 경기 당일 완벽하게 기능을 발휘했다.
휴스턴 주민들의 신생팀 텍산스를 과연 얼마나 따뜻하게 받아들일 지 그동안 많은 염려의 소리가 있었다.
이곳 주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광적으로 높지 않은데다 지금은 테네시 타이탄스가 된 오일러스의 1996년 이전이 쓴 입맛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네어 구단주가 NFL에 물경 7억달러에 달하는 프렌차이즈 비용을 지불하자 휴스턴은 텍산스를 뜨겁게 포옹했다. 시즌 첫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무려 59,000장의 시즌 티켓이 팔려나갔다.
에너지 회사 설립자인 구단주 맥네어는 수 년 전 발전소 매각으로 15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챙겼다. 맥네어는 텍산스의 성공적인 데뷔로 휴스턴 스포츠계의 가부장적 위치를 공고히 했다.
경기침체로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는 낙천적인 맥네어는 휴스턴을 권투선수에 비유한다.
“휴스턴은 강펀치를 맞았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텍산스의 개막전 승리는 멋진 카운터펀치로 작용할 것이다. 상대가 카우보이스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카우보이스는 우리를 털어버려야하는 어깨의 비듬쯤으로 생각했었다. 카우보이스는 이제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게 됐을 것이다”
33세의 부동산 업자 르네 베나비데스도 동조한다.
“휴스턴은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신생팀 텍산스의 창단과 카우보이스 격파는 큰 위안이다. 텍산스의 성공적인 NFL 개막은 주민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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