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엔 이상고온. 여름엔 이상저온
▶ 여름상품 판매업소들 울상
초여름에 접어 들었음에도 지속되는 서늘한 날씨와 잦은 비로 여름 상품 판매 업소들이 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등 가전 판매점은 물론 선글라스, 화장품 등 각종 여름 상품을 취급하는 업소들이 싸늘한 기온과 궂은 날씨 탓에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여름 대목을 노리던 한인 의류·잡화 도매업소들은 여름상품이 안 팔리면서 구입량을 재조정하거나 납품 일자를 연기하는 등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상 기후 현상이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경우 최고 50% 이상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남성의류 도매상인 ‘루키’사 정우진 사장은 "도매상들은 물건을 다 만들어 놨는데 주문량이 줄거나 취소 사례가 발생하면서 자금회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 겨울에는 이상 고온으로 장사를 망쳤는데 이제는 이상 저온(?) 현상이 괴롭히고 있다"며 허탈해 했다.
잡화 도매업체인 엠파이어 트레이드사 이수근 사장도 "9.11 테러 이후 재고량을 조절하면서 올 여름 경기를 기대했는데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걱정"이라며 "잡화상들 경우 5월이 피크시즌 임에도 업소마다 20% 이상씩 매출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가전업소들은 아직까지 제대로 여름 상품 판매 개시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도파백화점 가전부 박창익 매니저는 "3월 중순만 지나면 팔리지 않던 전기장판 같은 난방제품이 아직도 팔리고 있는 반면 에어콘이나 선풍기 등 여름 제품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진열제품에 먼지만 쌓여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애만 탄다"고 푸념했다.
80가 전자 관계자도 "여름 상품을 이미 대량 입하해 놓은 상태인데 날씨 탓에 거의 매기가 없다"며 "하루 빨리 정상 날씨로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달 말부터 낮 최고 기온이 70도를 웃도는 등 서서히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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