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불교신도들의 모임에 동석한 적이 있다. 취재 차 들렀던 자리였지만 불교를 접해본 적이 없는 기자로서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것저것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까지 던지며 나름대로 궁금증을 해소하고 있던 중 "한인사회에 불교신도들이 설자리가 도무지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충격적인 것은 불교 신자임을 밝힐 경우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타종교 신도들로부터 왕따당해 사업적으로 부당한 피해를 입을 때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다.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도 포함됐겠지만 그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이외에 한국에서부터 가문 대대로 불교신자로 살아온 사람들조차 미국 땅을 밟으면 어쩔 수 없이 기독교로 개종할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이들의 신앙적 고뇌 또한 커보였다.
고된 이민생활에 지친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위로해주는 역할에서 볼 때 사찰보다는 교회가 더욱 적극적일 뿐 아니라 젊은 층일수록 불교를 후진국 종교로 업신여기는 풍토까지 자리잡아가면서 기성 불교도들의 소외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고 한다.
현재 뉴욕일대에서 제 기능을 수행하는 사찰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점보는 집으로 둔갑해버린 세태를 두고도 불교도들은 심히 안타까워했다.
한 관계자는 "목사님들도 불교의 교리를 알고 설교를 하는 시대가 왔고 이는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사찰 스님들도 타종교의 교리를 연구하고, 시스템 운영의 장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불교신도 포용 및 젊은층 대상 포교 활성화야말로 현 미주불교계의 최대 해결과제"라고 지적했다.
기성 불교도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나름대로 변화의 움직임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9일로 불기 2546년 석가탄신일을 맞는다.
전세계인의 축제인 크리스마스와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불교의 최대 명절이자 축제인 이날!
한인사회나 가정에서 그동안 불교신도와 타종교 신도간에 있어 왔을지 모를 갈등이 극복되고 타 종교와 믿음에 대해 보다 존중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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