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맞아 효행 눈길
▶ 3형제 한지붕아래 어머니 봉양
3형제는 한 지붕 밑에서, 딸은 가까운 이웃에서 20년간 어머니를 모시고 화목하게 살아와 주위의 귀감이 되는 가족이 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더욱 눈길을 끄는 효행의 주인공들은 김면오(48)·명갑(46)·단영(42) 형제와 누이동생 김면옥(40)씨.
3형제와 어머니 김명순(67)씨의 ‘스위트 홈’은 뉴저지 북부 버겐카운티 램지 컨트리 클럽 안에 있다. 김면오·권혜중씨 부부와 2자녀, 김명갑·유희경 부부와 2자녀, 아직 미혼인 김단영씨 등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1에이커짜리 집은 언제나 웃음 소리로 가득하다.
게다가 막내딸 김면옥씨는 이 집에서 불과 15블럭 떨어진 곳에 살면서 수시로 혼자 혹은 남편과 3자녀를 데리고 친정을 찾곤 한다. 저지시티에서 ‘서밋 정비소’를 공동 운영하는 형제는 6년전 방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집을 구입했다.
이들의 공동생활이 딱 한번 깨진 적이 있다. 면오씨가 장가를 들자 아버지가 무조건 분가해 살라고 지시한 1년반이 유일한 이산 가족 시기였다. 그러나 첫째를 낳은 뒤 본가로 들어왔다.
당시 뉴저지 저지시티의 침실 4개짜리 아파트에는 명갑씨가 결혼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면호씨는 동생네를 분가시키려 했으나 동생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대가족 제도를 이루게 됐다. 남다른 가족 구성원으로 인해 에피소드도 많이 만들어 냈다.
"큰딸 미셸이 학교에서 아빠, 엄마가 각각 2명, 사촌동생 2명을 포함해 여동생이 3명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한동안 이상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고 면오씨는 말한다.
작은 아빠, 작은 엄마, 사촌동생의 호칭을 한국식으로 말해 이처럼 연구대상 가족이 된 것이다. 면오씨는 어쩔 수 없이 딸 학교에 찾아가 한국의 대가족 제도를 설명하느라고 애먹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는 학교에서도 이 가정의 구조가 알려져 각각 한 살 터울인 네 아이 모두를 학교에 보내는데 문제가 없었다.
이 집에서 가장 어린 민경(16, 그레이스)양은 "사촌 언니들이 친언니 같고 집에 어른이 많아 너무 좋아요. 친구들이 저를 많이 부러워 해요"라며 밝게 웃었다.
이 집 살림은 큰 며느리가 맡고 있다. 제일 큰 어른인 어머니는 둘째를 나면서 풀타임 직장을 그만둔 큰며느리에게 ‘곳간 열쇠’를 넘겼다. 풀타임으로 일하는 둘째 며느리도 집에 오면 가정일을 돕는데 몸을 아끼지 않아 큰 동서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아버님이 살아 계셨을 때 서로 양보하고 손해보라고 가르치신 것이 우리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유지케 하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휴가건 외식이건 함께 하지만 집안 대소사 최종 결정권은 장남인 면오씨가 행사한다. 그렇지만 결코 무리하게 결정하지 않고 동생들은 이를 철저히 따라 한번도 우애가 금이 가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28일로 이민온 지 꼭 30년이 됐다. 두 형들은 비즈니스로 시카고로 자주 출장가는 막내 남동생을 올해 장가보내기 위한 작전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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