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전 총경이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잠적하는데 개입한 미 연방당국, 공항, 뉴욕시 경찰국 관계자들은 모두 이번 사태에 자신들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최 전 총경이 뉴욕에 도착한 19일 저녁 미 국무부 관계자는 본보와 2차례 통화에서 "여러곳을 확인했으나 우리(국무부)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 설사 비자에 문제가 있을 지라도 이는 이민국(INS) 소관으로 INS측에 확인하라"고 말했다.
그후 국무부는 주미한국대사관(대사 양성철)에 "INS가 합법적인 미국 비자를 소유한 최 전 총경의 입국을 허가하지 않을 근거가 없음을 확인한 후 입국을 허용했다"고 전하고 "그 이상의 자세한 사항은 INS 소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NS 뉴욕지부 대변인은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일보가 취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다. 그러나 본인은 개인의 신상보호 규정에 따라 특정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
다만 이것만은 말해줄 수 있다. INS가 입국 희망자의 서류 유효여부를 확인한 뒤 입국을 승인하면 그것으로 INS의 역할과 임무는 끝난다. 그 다음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뉴욕·뉴저지주) 항만청에 물어보라"고 밝혔다.
그러나 JFK 공항의 보안을 담당하는 뉴욕·뉴저지주 항만청경찰 일지를 본보가 확인한 결과 항만청 경찰은 19일 ‘새벽 1시45분, 이집트 항공 직원 마약혐의로 체포’, ‘오후 2시50분, 폭발 위협에 대처,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으나 최 전 총경을 ‘호위’, 일반출구가 아닌 특별출구로 공항을 빠져나가도록 지원한 사실은 기록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항만청 경찰 중앙상황실 관계자는 "만일 우리가 (최 전 총경)의 잠적을 직접 도와주었다면 반드시 그 기록을 일지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 일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떤 경우에 국제선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일반 출입구를 거치지 않고 공항에서 빠져나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연방당국의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연방요원, INS, 그리고 뉴욕시경 등은 외국인 주요인사의 호위업무를 받고 비행기가 도착하기 전에 사전 준비, 호위 대상자를 ‘타워 맥’(Tower Mac: JFK 공항 특별출구 암호)으로 안내, 공항을 벗어나는 일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경 관계자도 26일 "특정 주요인사에 대한 호위업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으나 경찰이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사를 공항에서 보호하는 업무는 호위 대상자가 외국인이고, 호위 장소가 공항이기 때문에 프로토콜(Protocol)상 국무부 또는 이민국과 같은 연방당국의 지휘 없이 우리 경찰이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한미대사관은 26일(한국시간) "경찰이 이민귀화국(INS) 심사 후 최 전 총경을 공항내 다른 사무실로 데려갔고 그 후 택시로 공항을 빠져 나가도록 했다"며 "최 전 총경이 나간 출구는 영화배우 등이 팬들을 피하기 위해 종종 이용하는 특별출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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