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많던 ‘몰래 카메라’에 의한 교통단속 프로그램이 결국은 폐지되었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진작부터 폐지되었어야 할 ‘무모하면서도 어처구니없었던’ 주정부의 대표적인 한심한 프로그램이었다.
시작당시부터 문제가 많았던 이 프로그램은 하와이주정부 관계당국의 머리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판의 희극이었으며 이제 주정부와 계약을 맺고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용역업체에서 ‘계약위반’이라면서 주정부에 8백만달러를 배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 전액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수백만달러 정도의 배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몰래 카메라’는 왜 불과 몇 개월만에 폐지될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주정부 관계당국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돌아보는 것은 이러한 똑같은 실수가 다시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주정부에서 배상해줄 돈은 모두 주민들이 세금으로 낸 돈에서 충당될 것이기에 말이다.
동포들중에는 몰래카메라에 의한 교통감시 프로그램이 본토 여러주에서도 시행되고 있지않은가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나 멀쩡한 도로상에서 레이더를 차량 안에 장착해놓고 지나는 차량을 사람이 일일이 촬영한 것은 미국 50개주 가운데 하와이가 처음이며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하와이의 몰래카메라 레이더 차량단속은 전국적 관심대상이었고 이번에 프로그램이 폐지된 것도 전국적 소식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과속이나 위험 차량 단속’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났으며 운전자들이 가장 극렬하게 싫어한 부분도 바로 몰래 카메라로 인한 ‘사생활 침해’부분이었다.
이 몰래카메라에는 단지 차량만 찍히는 것이 아니라 차속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등 내부까지 그대로 다 찍혀 주민들이 질색을 한 것이다.심지어 차속에서 운전중에 친구나 부부끼리 말다툼을 한다든지 담배피우는 것까지 자신도 모르게 다 찍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용납할 주민들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실제 차량 소유주가 운전을 할수도 있고, 친구의 차를 운전할수도 있는 것인데 티켓은 무작정 차량소유주 앞으로 발부되는 시행상의 문제점까지 산적해 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파국이 예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더 희극이었던 것은 브라이언 미나이 주교통국장의 답변이었다.
몰래카메라가 시행되면서 운전자와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가자 주의회는 당초 몰래카메라에 의한 레이더 촬영안을 통과시켰던 자신들의 과오를 뒤늦게 깨달았음은지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을 폐기하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모아졌고 약 한달여전 브라이언 미나이 교통국장을 불러 청문회에서 답변을 들었다.
당시 미나이국장은 주의회 증언에서 ‘지금 이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1백만달러 이상 손해를 볼수 있다’면서 촬영 계속을 주장했었다.
프로그램이 합리적인가 비합리적인가를 떠나서 지금 중단하면 돈을 물어주어야 하니 그냥 계속 운영하자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실상 이렇게 된 마당에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은 실시하지 않느니만 훨씬 못하게 되었다.
이미 티켓을 받은 사람들도 벌금을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로 일부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를 했으며 교통국 체면은 말이 아니게되었고 계약회사에서는 배상금을 달라고하고 주민들은 당국의 미욱한 모습에 개탄하고 있을 뿐이다.
주정부의 ‘미욱한 모습’은 사실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9.11 테러가 난뒤 얼마 되지도 않아 ‘하와이는 안전하다’는 것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HVCB등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카에타노주지사는 주민들의 혈세 수백만달러를 들여 일본 출장길을 다녀왔지만 일본관광객들은 전혀 늘어나지를 않았었다. 뉴스속에서 ‘탄저테러’소식이 시시각각 터져나오던 판국에 어느 정신없는 일본관광객이 하와이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미국으로 관광을 오겠는가. 그냥 고스란히 수백만달러를 날린 것이다.
이 모두가 치밀한 계획이나 기획능력, 또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주정부 관계당국의 무능한 태도, 그리고 내 돈이 아니니까 쓰고보자는 무책임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정부라면 주민들이 따라가고 신뢰할수 있을만한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진행해나가야 할터인데 이렇듯 ‘미욱한 일’이 자주 생기는 것은 주민들에게는 매우 피곤하면서도 짜증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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