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한인들의 미 이민 1백주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도덕이나 예절 면에서 이에 걸 맞는 생활을 못하고 있어 문제다. 소위 동방예의지국 국민이라고 교육받고 자라 해외에 나와 살면서도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낯뜨거운 일이 곳곳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걱정하는 한인들은 거의 없다.
1백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그 당시 한인들이 벌이는 추태를 보고 안타깝게 여겨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었다. 한인들은 그 당시 상선을 타고 들어와 처음 인삼장사를 했는데 이들이 서로 나누어 하던 구역을 차지하려고 싸우자 이를 보고 안창호선생은 뜯어말리며 크게 나무랐다고 한다.
당시는 삭발령이 내리기 전, 한인들은 모두 머리에 상투를 틀고 한복을 입고 구역을 나누어 장사를 하다가 욕심이 생겨 서로가 상투를 붙잡고 박치기를 하니 현지인들이 이를 구경하고자 인산인해로 모여들었다. 그야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추태가 아닐 수 없었다.
안창호선생은 이들을 뜯어말리고 한심한 생각이 들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여기가 어디냐’ ‘조국 떠나 이역만리 와서 이게 무슨 짓들이냐’ 하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안창호선생은 게다가 한인들이 하도 지저분해 청소까지 직접 해주면서 ‘너희 손으로 이렇게 하라’고 일러주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은 이렇게 하면 ‘남의 일에 왜 간섭이냐’ ‘남이야 싸우든 말든 네가 무언데 나서느냐’며 오히려 욕을 하며 싸우자고 달려들 것이다.
조금은 다르지만 지금도 한인들의 추태는 이와 비슷한 상태이다. 얼마 전 비번 경찰과 벌어진 파킹시비 끝에 ‘너희 나라로 가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한인여성의 사건이나 뉴저지 팰팍 한인사회 사건 등은 어찌 보면 한인들이 알게 모르게 이들이 싫어하는 것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들은 보통 처음에는 한인들의 무례함을 불쾌히 여기다가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기피하고 그 것도 지나치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등의 극심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는다.
우리 쪽에서 사실 그 사실만 놓고 보면 분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떠했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이들에게 얼마나 나쁜 인상을 많이 심어주었는가 그 것을 생각하게 되면 아찔한 일이다.
한인에 대해 그들이 갖고있는 미움이 하나 하나씩 폭발돼 나오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무작정 살다보면 우리가 언제 또 한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생각 못할 수난을 당하게 될 때가 있을 런 지도 모른다.
10년 전 LA 폭동 때만 해도 백인경찰이 흑인경찰에 대해 과잉단속을 한 것으로 시작된 것인데 화는 엉뚱하게도 한인들이 당했다.
왜 우리가 그렇게 당해야 하는가. 평소 한인들이 그들에게 밉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한인들은 잔뜩 그런 요소가 될 만한 일만 벌이고 있다. 그렇게 가다보면 우리는 언젠가 히스패닉계에게도 크게 당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한인식당이나, 델리, 청과상 같은 곳은 인건비가 낮은 히스패닉계 종업원들을 많이 쓰고 있다. 그들을 상대로 일부 한인업주들은 함부로 말을 하거나, 임금을 떼어먹는 등 인종간에 못할 짓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아마도 한인업소에 한번 몸담았던 히스패닉계 종업원은 상당수가 적개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되면 그들은 아마도 한인들을 향해 떼지어 달려들지도 모른다. 군중심리란 무서운 것이다.
잘못은 타민족이 했는데도 화살은 우리 쪽으로 얼마든지 돌려질 수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그저 음식점에 가서 배불리 먹고 흥청망청 노는 것만 좋아할 게 아니다.
기념행사도 행사지만 우리의 자세도 이에 준하는 형태로 바뀌어져야 한다. 개고기 사태도 그렇고, 팰팍 사태도 마찬가지다. 이 모두는 우리가 이들과 같이 어우러져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전통문화가 잘못 비쳐져 방영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한인들의 웬만한 잘못이 문제시 되지도 않았을 일이다.
이민사 백년을 앞두고 우리는 이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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